랜디 존슨과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탈삼진 능력

랜디 존슨과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역대 가장 많은 홈런과 득점이 발생했던 시기인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무려 300개가 넘는 탈삼진을 잡으며 리그를 지배했다. 오늘날과 같이 탈삼진 200개가 대단한 이 시점에서 보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하지만 얼핏 생각하면, 경기 당 득점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투수가 타자를 많이 상대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탈삼진의 개수도 그에 따라 증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1990년대 초반보다 1990년대 후반에 탈삼진의 개수가 크게 증가했다. 9이닝당 탈삼진의 개수(K/9)를 보면, 90년대 초반 5.6~5.8개 수준에서 90년대 후반 6.6개 수준으로 변했다. 그러나 그 증가 추세는 투고타저 시대인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져 2012년 이후에는 그 개수가 무려 7.5개를 돌파했다. 득점 환경의 변화와 관계없이 탈삼진 증가 추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투수의 구속 증가 및 타자의 성향 변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한 결과일 것이다. 아무튼 탈삼진 개수는 (홈런과 마찬가지로) 시대에 따른 변화가 비교적 크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탈삼진 300개는 오늘 날 갖는 의미와 2000년대 초반에 갖는 의미가 다를 것이다. 당시에는 리그 평균 탈삼진 개수가 훨씬 더 적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리그 평균 수준을 고려하고, 투수의 탈삼진 능력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조정 탈삼진(K+) 스탯을 생각해보자. 이는 HR+과 매우 유사하다. 다만, 홈런의 경우 파크 팩터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했지만, 탈삼진의 경우 큰 영향이 없으므로 생략하였다. 계산은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 K+ = ( K% / 리그 K% ) x 100
  • K% = K / PA

리그 평균값을 고려했을 뿐 아니라, K/9보다 좀 더 투수의 탈삼진 능력을 객관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타석 당 탈삼진 비율(K/PA)을 활용했다. 수식의 정의에 의해서, 리그 평균적인 탈삼진 능력의 투수는 100의 K+를 갖게 된다. 그럼 이를 바탕으로 2014년 현재까지(~6/19) 투수들의 K+ 순위를 확인해보자.

Rank Player K% K+
1 Yu Darvish 0.293 144.3
2 Masahiro Tanaka 0.291 143.3
3 Stephen Strasburg 0.288 141.9
4 Felix Hernandez 0.276 136.0
5 David Price 0.273 134.5
6 Max Scherzer 0.271 133.5
7 Johnny Cueto 0.268 132.0
8 Madison Bumgarner 0.265 130.5
9 Corey Kluber 0.264 130.0
10 Zack Greinke 0.261 128.6
11 Ian Kennedy 0.259 127.6
12 Jon Lester 0.258 127.1
13 Cole Hamels 0.249 122.7
14 Garrett Richards 0.244 120.2
15 Jason Hammel 0.240 118.2
16 Francisco Liriano 0.240 118.2
17 Josh Beckett 0.239 117.7
18 Adam Wainwright 0.236 116.3
19 Zack Wheeler 0.235 115.8
20 C.J. Wilson 0.233 114.8

역시 다르빗슈 유가 144.3의 K+로 가장 높은 탈삼진 능력을 보였다. 이는 리그 평균적인 투수보다 44.3% 더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인 것이다. 선수들의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120 이상의 K+는 리그 최상위권에 속하는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1990년 이후 투수의 단일시즌 K+ 성적을 확인해보자.

Rank Year Player K% K+
1 1999 Pedro Martinez 0.375 228.7
2 2001 Randy Johnson 0.374 216.2
3 2000 Pedro Martinez 0.348 210.9
4 2000 Randy Johnson 0.347 210.3
5 1995 Randy Johnson 0.340 209.9
6 1999 Randy Johnson 0.337 205.5
7 1997 Randy Johnson 0.342 200.0
8 1998 Kerry Wood 0.333 197.0
9 1991 Nolan Ryan 0.297 195.4
10 1993 Randy Johnson 0.295 195.4
11 1998 Randy Johnson 0.325 192.3
12 2002 Randy Johnson 0.323 192.3
13 1990 Nolan Ryan 0.284 190.6
14 1997 Pedro Martinez 0.322 188.3
15 1995 Hideo Nomo 0.303 187.0
16 2002 Curt Schilling 0.311 185.1
17 1994 Randy Johnson 0.294 184.9
18 1997 Curt Schilling 0.316 184.8
19 2003 Kerry Wood 0.300 182.9
20 1990 David Cone 0.271 181.9

상위 20위의 시즌 중,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랜디 존슨이 무려 12번 랭크되었다. 더욱이, 200 이상의 K+를 기록한 것도 오직 마르티네스와 존슨 뿐인데, 1999년 페드로는 무려 228.7라는 엄청난 K+를 기록했다. 그는 그 해 리그 평균적인 투수보다 약 2.3배 더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인 것이다. 한편, 가장 최근의 성적으로는 2013년 다르빗슈 유가 165.3(전체 38위)의 K+를 보였으며, 2012년에도 역시 137의 높은 K+를 기록했다. LA다저스의 박찬호는 2000년 가장 높은 136의 K+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2년 다르빗슈 유와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또, 얼마 전 노히터를 기록한 클레이튼 커쇼는 2009년에 가장 높은 147의 K+를 기록했으며, 반면 류현진은 작년과 올 시즌 모두 그의 등번호와 같은 99의 K+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그의 탈삼진 능력만을 본다면, 정확히 리그 평균적인 수준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랙 매덕스는 1995년에 143, 1992년에 128, 1994년에 127, 1993년에 123의 K+를 기록했다. 그의 명성에 비해 인상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볼 수는 없지만, 꾸준히 리그 10위권 수준의 훌륭한 탈삼진 능력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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