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가 수비수 없이 혼자서 던진다면?

커쇼가 수비수 없이 혼자서 공을 던진다면 어떨까? 아무리 커쇼라도 수많은 실점을 허용할 것이고, 평균자책점(ERA)은 급상승하게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말 얼만큼의 성적을 기록하게 될까? 재미삼아 그의 성적을 예상해보자. (수비수는 없지만 공을 잡아주는 사람은 있다고 가정하자.)

일단 투수가 타자를 상대하면, 삼진 아웃(K)과 볼넷(BB)이 아닌 모든 이벤트는 ‘거의’ 득점으로 연결될 것이다. 평범한 내야 땅볼(GB)이라도 투수가 잡기 어려울 것이며, 외야로 흘러나가게 되어 타자는 그 사이에 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인플레이 타구는 득점으로 이어질 것이며, 정확히 투수로 향하는 내야 뜬공 정도만이 예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비율적으로 매우 낮으므로 여기서는 편의상 무시하도록 하자.

한편, 투수가 볼넷(BB)을 기록하게 되면 타자는 1루로 향하게 된다. 그런데 이후에 이 주자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볼넷 또한 결국은 득점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삼진 아웃을 제외한 모든 이벤트는 투수 입장에서 실점이나 다름없다.

투수로서는 삼진 아웃만이 유일하게 실점을 피할 수도, 아웃카운트를 만들 수도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투수는 삼진 아웃만을 잡기 위해 전력으로 투구해야 한다. 이러한 사항을 기반으로, 수비수 없는 투수의 평균자책점을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가 가능하다.

  • ERA w/o Fielders = 9 x ( PA – K ) / ( K / 3 ) = 27 x ( 1 / K% – 1 )

투수의 삼진율(K%)만의 함수가 된다. 그럼 이 식으로 계산된 커쇼의 ERA는 어떨까? 커쇼는 2014년 31.9%의 K%를 기록하였으므로, 27x(1/0.319-1)=58이 얻어진다. 제 아무리 커쇼여도 수비수의 도움 없이는 ERA가 58까지 치솟는 것이다. 물론 이는 2014년 100이닝 대상의 투수들 중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사실 해당 스탯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상황에서 얻어진 값이므로 별로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팀의 수비가 매우 극단적으로 형편없다고 가정했을 때, 투수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 이 값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은 매우 열악한 수비 지원 속에서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이다.

좀 더 의미있는 스탯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 값을 리그 평균값(105)으로 조정해 보도록 하자. ERA-의 스탯처럼, (ERA w/o Fielders)-를 생각할 수 있다. 파크팩터 보정이 필요없으므로 계산은 다음과 같이 간편하다.

  • (ERA w/o Fielders)- = (ERA w/o Fielders) / 리그 평균값

이 값은 실제 투수의 ERA-와 동일한 스케일을 갖으므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어떤 투수의 K%만을 안다면(또는 이 지표만을 신뢰한다면), 단지 그것만으로 ERA-를 예측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1/K%-1)x0.257로 바로 계산 가능한데, 여기에서 .257은 27을 105(평균값)으로 나눈 것이다.

참고로 해당 스탯은 ERA와 .455, FIP와 .667, xFIP와 752의 유의미한 상관계수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2014년 해당 스탯의 상위 20인 기록은 다음과 같다.

Rank Player ERA w/o F ERA w/o F-
1 Clayton Kershaw 58 55
2 Chris Sale 62 59
3 Yu Darvish 63 60
4 Yusmeiro Petit 66 63
5 Corey Kluber 68 65
6 Stephen Strasburg 70 66
7 Max Scherzer 70 66
8 Felix Hernandez 72 69
9 Jake Arrieta 72 69
10 David Price 73 70
11 Carlos Carrasco 75 71
12 Masahiro Tanaka 77 73
13 Jacob deGrom 79 75
14 Collin McHugh 79 76
15 Francisco Liriano 80 76
16 Danny Salazar 80 76
17 Johnny Cueto 80 76
18 Zack Greinke 80 76
19 Madison Bumgarner 81 77
20 Jon Lester 81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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