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본즈에 대한 만루 고의사구는 적절했나?

지난 ’9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는 주자 만루 상황에서 고의사구를 얻어냈다. 당시 자이언츠는 9회말 2아웃 8:6으로 2점차 뒤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상대팀이었던 애리조나는 배리 본즈에게 고의사구를 허용하여 8:7을 만든 후, 다음 타자였던 브랜트 메인을 범타로 처리하여 결국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과연 당시의 그 결정은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도 합리적이었을까? 이를 확인해보자.

베이스볼 그래프에서는 상황별 기대 승률(Winning expectancy)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에 의하면, 9회말 2아웃 만루에서 2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기대 승률값은 .179이다. 즉, 당시 평균적인 타자가 타석에 있다고 가정했을 때 17.9%의 승리 확률을 갖는다는 것이다.

한편, 당시 타석에는 배리 본즈가 등장했으므로 이를 감안해줘야 한다. 그는 ’98년에 6.58의 WPA를 기록했는데, 이를 그가 등장했던 중요도(Leaverage Index)에 따라 조정된 WPA/LI로 확인하면 6.18이다. 이를 다시 그의 타석수(697)로 나누면 약 .009가 된다. 즉, 그는 중립적인 상황에서 평균적인 타자보다 타석당 약 0.9%의 승률을 더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한, 당시의 상황은 굉장히 높은 중요도를 갖는데, 이를 감안하여 리버리지 인덱스(LI)를 곱해줘야 한다. Tom Tango의 블로그에 의하면 당시 상황의 LI는 7.0이다. 즉, 평균적인 상황보다 약 7배의 중요도를 갖는 것이다. 위 정보를 모두 감안하여 당시 상황의 기대 승률(W%)은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W% = WE + ( WPA/LI ) / PA ×  LI

위의 수식에 따라 당시 승률을 계산해보면 .179 + .009 × 7.0 = .242이다. 즉, 배리 본즈가 타석에 섰을 때 자이언츠의 승률은 24.2%이었다.

그럼 이번에는 배리 본즈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브랜트 메인을 상대했을 때의 승률을 다시 계산해보자. 동일하게 9회말 2아웃 주자 만루의 상황이지만, 스코어는 8:7로 바뀌었다. 이 때의 기대 승률은 .272이며, LI는 무려 10.9로 상승한다. 브랜트 메인은 ’98년에 .060이라는 평균적인 WPA/LI를 기록했다. 타석당으로 환산하면 .000이며, 거의 평균 수준의 타자인 셈이다. 따라서 기대 승률은 .272 + .000 × 10.9 = .272로 계산된다. 결국 배리 본즈가 타석에 있을 때보다 기대 승률이 +3.0%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애리조나 입장에서 배리 본즈를 고의사구로 출루시킨 것은 그리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는 없겠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그런데 만약 동일한 상황에서 ’98년 본즈가 아니라, 2000년대 본즈였다면 어땠을까? 본즈는 2001년 13.04의 WPA/LI를 기록했으며, 이는 타석당 .020에 해당한다. 동일하게 기대 승률을 계산하면 .179 + .020 × 7.0 = .319이다. 승률이 무려 31.9%가 되므로, 고의사구로 출루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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