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선구안 능력을 확인하는 순수 출루율(Isolated Discipline)?

흔히 타자의 장타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순수 장타율(Isolated Power)를 참고한다. 이와 유사하게, 타자의 출루율(OBP)에서 타율(BA)을 뺀 값도 순수 출루율(IsoD)이라 불리며, 스탯으로써 여기저기 인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스탯을 통해서 타자의 선구안 능력을 평가할 수 있을까?

장타율과 타율은 분모가 모두 타수(AB)로 동일하므로, 서로 더하거나 빼는데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출루율(OBP)과 타율(BA)은 분모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계산할 때 주의해야 한다.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값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를 IsoD #1이라고 하고 식을 다음과 같이 다시 정리해보자.

  • IsoD #1 = OBA – BA
    = ( H + BB ) / PA – H / AB
    = BB x ( AB – H ) / ( PA x AB )
    = ( BB / PA ) x ( AB – H ) / AB
    = BB% x ( 1 – BA )

결국 이 IsoD #1는 타자의 볼넷 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그러면서 “타율이 얼마나 낮은지”를 나타내는 스탯이다. 다시 말하면, BB%가 동일한 타자라면 타율이 높을수록 IsoD #1는 낮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맷 할러데이는 2015년 현재까지(~6/17) 타율과 출루율이 각각 .303과 .417이며, 크리스 카터는 .201과 .328 이다. 두 선수의 IsoD #1를 각각 계산해보면 .114와 .127가 되어 카터가 더 높다. 이를 보면 마치 카터의 볼넷에 의한 출루가 더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실제 두 선수의 BB%는 각각 15.1%와 14.6%로 오히려 할러데이가 더 높다. 따라서 타율이 낮을수록 값이 높아지는 이 IsoD #1스탯을 사용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굳이 사용하려면 타율에 의한 왜곡을 다음과 같이 보정하여 사용해야 한다.

  • IsoD #2 = ( OBA – BA ) / ( 1 – BA )

IsoD #1를 ( 1 – BA )로 나눔으로써 왜곡 현상을 보정하였다. 이 스탯은 결과적으로 정확히 BB%가 된다. 그럼 BB%로 타자의 볼넷 출루 능력을 정확히 알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BB%는 안타가 많은 타자에게 더 불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00타석에서 100개의 볼넷을 기록한 .333 BB% 타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만일 그가 앞으로의 100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한다면 BB%는 .250까지 급감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볼넷에 의한 출루 능력이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동등한 BB%라면 다음과 같이 오히려 타율이 높은 타자의 많은 안타 수를 감안해줘야 한다.

  • IsoD #3 = BB / ( PA – H )

안타 증가에 의한 BB% 감소를 조정하기 위해, 위와 같이 분모에서 안타를 제외하였다. 이를 통해 타자가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타석에 대한 볼넷 비율을 얻어낼 수 있다. 그럼 2015년 현재까지 IsoD #3 상위 타자들을 살펴보자.

Rank Player IsoD #1 IsoD #2 IsoD #3
1 Paul Goldschmidt 0.120 0.188 0.345
2 Bryce Harper 0.135 0.206 0.323
3 Miguel Cabrera 0.104 0.159 0.282
4 Matt Holliday 0.114 0.164 0.256
5 Joc Pederson 0.137 0.183 0.249
6 Anthony Rizzo 0.118 0.169 0.249
7 Carlos Santana 0.148 0.191 0.240
8 Jose Bautista 0.129 0.172 0.229
9 Stephen Vogt 0.103 0.143 0.227
10 Mark Teixeira 0.114 0.153 0.225
11 Alex Gordon 0.109 0.148 0.217
12 Joey Votto 0.101 0.143 0.211
13 Mike Trout 0.085 0.121 0.210
14 Kris Bryant 0.106 0.150 0.204
15 Lucas Duda 0.103 0.143 0.202
16 Nick Markakis 0.092 0.132 0.202
17 Chris Carter 0.127 0.159 0.199
18 Jay Bruce 0.112 0.143 0.195
19 Alex Rodriguez 0.102 0.139 0.192
20 Adrian Gonzalez 0.080 0.115 0.185

폴 골드슈미트는 IsoD #1,#2가 브라이스 하퍼보다 낮지만 IsoD #3은 더 높다. 안타가 더 많다라는 점을 고려하면 볼넷 출루 능력이 더 뛰어난 것이다. 그 외에 상위 랭커들을 살펴보면 – 골드슈미트, 하퍼, 카브레라, 하퍼, 피더슨, 할러데이 등 – 확실히 뛰어난 장타력의 타자들이 많다. 이는 타자의 선구안 외에도, 투수들이 장타력 뛰어난 타자들에게 정면승부를 피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성까지 조정하려면, 이전에 소개했던 조정 볼넷 비율(BB%+)을 활용해야 한다.

한편, 골드슈미트의 현재까지 .340 IsoD는 엄청나게 높은 수치인데, 안타를 치지 못한 경우 34.5%는 볼넷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이는 2000년 이후 단일시즌 랭킹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것인데, 상위 5위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Rank Season Name IsoD #1 IsoD #2 IsoD #3
1 2004 Barry Bonds 0.247 0.387 0.749
2 2002 Barry Bonds 0.212 0.337 0.594
3 2003 Barry Bonds 0.188 0.285 0.525
4 2001 Barry Bonds 0.187 0.278 0.435
5 2015 Paul Goldschmidt 0.120 0.188 0.345

5 thoughts on “타자의 선구안 능력을 확인하는 순수 출루율(Isolated Discipline)?

  1. 안녕하세요. 세이버에 관심을 가진지 좀 되었는데, 특정 투수 vs 타자간 대결에서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 확률에 관한 자료가 있나요? 출루율과 피출루율을 통해 해당 타석에서 출루를 허용할 확률을 뽑는다던가… 관련한 자료를 아직 찾지 못해 궁금하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 변수의 기하평균에 가까울 것 같긴 합니다.

      • 이 블로그의 포스트를 많이 읽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발견 못했네요. 제가 관심 가지는 부분은 이걸 응용해서 번트를 댈 가치가 있는 상황인지 바로 계산해내는 것이였습니다. Markov chain을 응용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아마 이런것도 누군가 이미 해봤겠지만…?

        • “The book”에 번트 가치 관련 상세한 분석 결과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출루율만으로 간단하게 암산으로 추정해보기 위해서는 RE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네요. 노아웃 1루 상황에서 번트 성공으로 인한 RE 감소는 -.228인데, 이것은 약 .04 출루율일 때의 기대 득점과 동일합니다. 1아웃 1루 상황에서 번트 성공으로 인한 RE 감소는 -.229인데, 이 때는 .13 출루율일 때 기대 득점과 동일합니다. 따라서, 간단히 이 정도의 출루율을 기점으로 “어렴풋이”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요. 다만, 1점의 득점 가치라는 것은 득실점이나 이닝 등의 상황 에 따라 중요도가 매우 달라지니, WE를 활용하는게 바람직해 보입니다.ㅎㅎ

      • 코딩해서 만드는건 아주 어렵지는 않을 것 같은데, 굳이 컴퓨터 붙잡지 말고 야구 시청하면서 간단하게 투수와 타자, 후속타자들 고전스탯만 보고도 대충 암산해서 번트를 댈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잘 가공된 수식을 얻어보는게 제 작은 목표였습니다. 덕분에 막혔던 부분이 해결되었으니 해볼만 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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