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이치로를 뛰어넘었다?

앞서 추신수와 이치로의 타격 생산성을 비교한 적이 있다. 둘의 전성기 시즌인 ’01년과 ’13년을 비교하였을 때, 추신수가 wOBA, wRAA, wRC+에서 모두 앞서, 단일 시즌 기준으로는 이미 이치로를 넘어섰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주루, 수비까지 종합적으로 비교해보면 어떨까? 이치로만큼은 아니지만, 추신수도 20도루를 기록할만큼 주루에서도 어느정도 기여를 하고 있다. 다만 알려진 것처럼, 추신수는 2013년 중견수 수비에서 리그 최악의 지표를 기록할만큼 좋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13년 가치를 ’04년 이치로와 비교하는 것은 흥미로울 것 같다. 둘의 대표적인 공격 지표를 다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04 이치로] 타율: .372, 출루율: .414, 장타율: .455, 안타: 262, 볼넷: 049, 홈런: 08, 득점: 101
[’13 추신수] 타율: .285, 출루율: .423, 장타율: .462, 안타: 162, 볼넷: 112, 홈런: 21, 득점: 107

[’04 이치로] wOBA: .375, wRC+: 131, wRAA: 29.0, WPA: 3.60
[’13 추신수] wOBA: .393, wRC+: 151, wRAA: 44.0, WPA: 5.45

wRAA로 비교했을 때 15점 정도 차이를 보인다. 이는 승리 기여도로 따지면 1.5 정도인데, WPA는 1.85의 차이를 보여, 실제 추신수의 타석에서 기여도가 WAR로 나타난 것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는 수비 지표를 비교해보자.

[’04 이치로] UZR: 20.4, UZR/150: 19.1, RF/9: 2.46
[’13 추신수] UZR: -15.5, UZR/150: -15.3, RF/9: 2.39

수비에서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인다. 이치로는 평균 우익수보다 19.1점을 더 세이브했으며, 반면 추신수는 평균 중견수보다 15.3점을 더 허용했다. 중견수가 팀에 더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차이는 커보인다. UZR에서 둘은 35.9의 차이를 보이는데, 중견수와 우익수의 포지션 조정치에서 600타석 기준 10점 차이가 상쇄되므로, 승리 기여도로 따지면 2.6 승의 차이가 나게 된다. 이는 이치로가 타석에서의 열세를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는다고 할 수 있겠다. 끝으로 주루에서의 기여도를 비교해보면,

[’04 이치로] Spd: 5.3, wSB: 2.20, UBR: -0.2, BsR: 1.9
[’13 추신수] Spd: 4.6, wSB: -1.1, UBR: 0.50, BsR: -0.6

의외로 ’04년은 이치로의 주루 플레이가 뛰어나지 못했던 시즌이다. 도루 성공은 36번이나, 도루 실패가 11번이나 되어 겨우 2.2의 wSB를 기록하였다. 거기에 UBR은 오히려 리그 평균 이하의 성적을 거둬 BsR에서 1.9점만을 획득하였다. 추신수도 20번의 도루 성공을 기록하였으나, 실패가 11번이나 되어 오히려 마이너스의 wSB를 기록하였고, BsR은 -0.6점이다. 추신수는 21번의 도루를 하는동안 2번만을 실패하였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평균 수준의 BsR(~0)만을 기록하고 있다. 아무튼 주루 플레이 역시 ’04 이치로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차이는 겨우 2.5점에 불과해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던 ’04년 이치로의 타격 성적을 ’13년 추신수는 뛰어넘었다. 그러나 수비 기여도에서의 어마어마한 차이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컸다. 앞으로 추신수가 지금과 같은 타격 성적에, 우익수로서 준수한 (2010년과 같은) 수비 능력을 보여준다면, 2004년의 이치로 성적을 뛰어넘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만일 그러한 시즌이 나타난다면, 아마도 그 해 추신수의 출루율은 엄청날 것이다. 끝으로 둘의 WAR 지표를 비교해보자.

[’04 이치로] fWAR: 6.9, bWAR: 9.2
[’13 추신수] fWAR: 5.2, bWAR: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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