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한 희생번트는 유용할까?

일반적으로 희생번트는 기대 득점을 오히려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즉, 희생번트를 성공하면 팀이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 투수가 너무나 뛰어나서 득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떨까? 예를 들면, 상대 투수가 클레이튼 커쇼와 같은 초특급 에이스라면 말이다.

Tom Tango는 2010~2015년 클레이튼 커쇼가 마운드에 있을 때 상황별 기대 득점 테이블을 공개했다. 이 표를 참고하여 희생번트의 유효성을 확인해보자.

Base Runners   Clayton Kershaw, 2010-2015
1B 2B 3B 0 outs 1 outs 2 outs
__ __ __ 0.274 0.117 0.029
1B __ __ 0.654 0.325 0.088
__ 2B __ 0.653 0.504 0.252
1B 2B __ 1.359 0.757 0.278
__ __ 3B 0.250 0.794 0.286
1B __ 3B 1.750 1.068 0.471
__ 2B 3B 2.200 0.917 0.414
1B 2B 3B 2.154 1.474 0.541

커쇼를 상대로 했을 때, 노아웃 1루 상황에서 기대 득점은 .654점이다. 만약 여기서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아웃 2루 상황이 됐다면 기대 득점은 .504점이 되어 오히려 .150점 손해를 보게된다. 1아웃 1루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희생번트의 성공으로 인해 .325점의 기대 득점이 .252점으로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클레이튼 커쇼와 같은 에이스를 상대하는 상황에서도 희생번트는 오히려 팀에게 손해이다.

그렇다면 희생번트가 이로운 상황은 언제일까? 그것은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평균적인 타자보다 .15점 이상의 손해를 끼칠 것으로 기대될 때이다. 2015년 기준으로 타석당 기대득점(wRAA/PA)이 -.15점인 수준은 .107의 타율, .129의 wOBA, -27의 wRC+ 정도의 성적이다. 2015년 클레이튼 커쇼가 타자로서 -14 wRC+ 성적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에이스를 상대로한 경기에서 투수가 타석에 섰을 때조차 희생번트는 손해인 셈이다. 게다가 번트 시도는 꼭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4 thoughts on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한 희생번트는 유용할까?

  1. 글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을 읽으면서 한 가지 궁금한 사실이 있어서 질문 드립니다.

    기대 득점이라 함은 그 상황에서의 득점의 기대값을 의미할텐데, 따라서 다득점을 하는 상황도 고려 대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희생 번트 작전은 주로 경기 초반 다득점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경기 후반에 1점이라도 더 확실하게 마련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임을 감안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기대 득점을 사용해서 계산하지 않고 1점 이상이 날 확률로 계산해보면 어떨 지 궁금하네요. 희생번트 작전을 사용했을 때 어떻게든 1점이라도 점수가 날 확률이 증가할 수 있다면 경기 후반의 희생번트 작전은 무의미 하다고 만은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무사 1, 2루나 스퀴즈 번트 같은 작전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궁금하네요 😀

    • 기대 득점은 말그대로 기대 득점입니다. 저 특정 상황에 따른 커쇼의 실점하는 정도인 것이지요. 즉 무사에 주자 없음 일때 커쇼는 1000번이 있다고 가정 할때 그중 실점이 274점이라는 것입니다. 이 중에는 한번에 3실점을 한것도 포함되고 깔끔하게 삼자 범퇴한것도 모두 포함된 개념입니다.
      그리고 이 개념에 따르면, 커쇼에게는 주자가 1루에 있건 2루에 있건 크게 중요하지 않고, 그보다는 아웃카운트의 수가 중요해보입니다. 1루에 노아웃일때 기대 득점은 0.654, 2루에 노아웃일때는 오히려 조금 줄은 0.653입니다. 2루에 1아웃일경우 0.504로, 진루 번트에 성공해도 오히려 득점의 기대값이 줄어들었습니다.
      무사 12루에서는 1.359로 커쇼를 상대로는 굉장히 높은 기대값을 가지며, 스퀴즈 번트는 위의 경우에는 해당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를 계산하고 싶다면 따로 계산을 해봐야 할 것 같군요 ^^

      • 음… 기대 득점이 아니라 각 상황에서의 득점 확률이 궁금했던 것입니다. 기대 득점은 말씀하신대로 한번에 다득점 하는 경우에는 큰 폭으로 증가하니깐요.
        그나저나 노아웃 2루 상황이 노아웃 1루 상황보다 오히려 기대 득점이 더 적다는 건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주자가 득점권에 나가 있을 때 커쇼는 평소보다 더 전력투구를 한다고 해석해야 하는 걸까요?

        • 다음에 득점 확률, 나아가 승리 확률을 정말 증가시키는지에 대해서도 작성해보겠습니다. ㅎ
          그리고 노아웃 2루에서의 기대 득점이 더 적은것은 적은 샘플수로 인한 노이즈로 보입니다. 타자들의 수준이 더 떨어지는 상황일수도 잇고요. 아무튼 한 투수만의 데이터이니 나머지 조건들이 모두 중립화되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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