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의 메이저리그 라이벌은?

이치로에게 메이저리그 라이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그 인물로는 누가 적합할까? 당장 떠오르는 인물로는 후안 피에르, 데릭 지터, 블라디미르 게레로, 조 마우어, 앨버트 푸홀스, 추신수 등이 있다. 여러가지 선수의 스탯과 유형을 바탕으로 이치로의 라이벌을 선정해보자. 단, 이치로의 데뷔년인 2001년 이후에 활동한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우선, 2001년 이후 타자들의 WAR 누적값이 이치로(54.9)와 비슷한(50~60) 선수들을 살펴보자.

1. 카를로스 벨트란(59.3), 2. 아드리안 벨트레(57.6), 3. 미겔 카브레라(55.3), 4. 체이스 어틀리(55.2), 5. 배리 본즈(54.0),
6. 란스 버크먼(53.2), 7. 치퍼 존스(51.7), 8. 데릭 지터(50.7), 9. 데이빗 라이트(50.2)

2001년 이후 50 이상의 WAR 성적을 기록한 선수는 단 11명이며, 그 중 위의 9명과 이치로가 50~60의 WAR를 기록했다. (60 이상의 WAR를 기록한 유이한 선수는 푸홀스와 알렉스 로드리게스) 단순히 WAR 지표로 봤을 때는 이치로의 성적이 체이스 어틀리, 배리 본즈와 가까운 것 같지만, 사실 이들은 훨씬 적은 경기만을 뛰고 기록한 성적이다. (이치로: 2061경기, 체이스 어틀리: 1323경기, 배리 본즈: 843!경기) 위의 9명 중 1800 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아드리안 벨트레와 데릭 지터이다. 따라서 그들과 성적이 가장 유사했다고 볼 수 있으며, 만일 외야수 포지션인 것까지 감안한다면 카를로스 벨트란이 가장 라이벌로 유력할 수 있다.

이번엔 이치로의 선수 유형까지 고려하여 라이벌을 찾아보자. 이치로와 같이 순수 파워는 낮지만, 안타를 많이 생산하고, 주루와 수비에도 능한 선수 말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이 조건을 설정한다. (번호는 후보자 선정의 우선 순위를 나타낸다.)

1. WAR 40 이상일 것 (이치로: 54.9)
2. 타율이 .290 이상일 것 (이치로: 319)
3. 순수 파워(ISO)가 .200 미만일 것 (이치로: .096)
4. 도루가 200개 이상일 것 (이치로: 472)
5. 수비 기여도가 평균보다 50점 이상일 것 (이치로: 67)

1~5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1~4의 조건을 만족하는 선수는 딱 한 명 존재했다. 바로 데릭 지터. 이치로와 데릭 지터의 2001년 이후 성적은 다음과 같다.

[이치로] 타율: .319, 출루율: .361, 장타율: .414, 안타: 2742, 홈런: 111, 득점: 1261, 도루: 472, wRC+: 108
[데릭 지터] 타율: .308, 출루율: .375, 장타율: .437, 안타: 2308, 홈런: 178, 득점: 1271, 도루: 240, wRC+: 119

두 선수 모두 13년간 평균 3할 이상의 고타율을 유지하면서도, 안타, 도루, 득점의 누적 스탯값이 상당하다. 타격에서는 wRC+에서 11포인트 앞서고 있는 데릭 지터의 근소 우위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사실 둘이 크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수비에서의 기여도다. 이치로는 수비 기여도가 평균보다 67점 높지만, 데릭 지터는 평균보다 12.9점 낮다. 참고로 수비 기여도는 UZR + 포지션 조정값으로 계산되었으며, 따라서 이미 데릭 지터의 유격수 포지션 프리미엄은 포함되어 있다. 어쨌든 둘의 총 WAR 성적은 거의 유사하므로 (2001년 이후), 지터가 공격 지표에서 다소 앞선만큼, 이치로가 주루 및 수비에서 더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메이저리그에서의 커리어나 선수의 유형을 고려했을 때, 이치로의 라이벌로 데릭 지터가 가장 적합해 보인다. 물론 데릭 지터는 이미 2000년 이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상당하다. (타율: .322, 출루율: .394, 장타율: .468, 안타: 1008, 홈런: 78, 605 득점, wRC+: 127, WAR: 23) 그러나 이치로의 이전 일본 기록도 무시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이다. (7년 연속 타격왕) 만일 이치로 라이벌 선정을 위한 WAR 조건을 훨씬 낮춘다면 (40 이하로), 그와 좀 더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을 찾을 수는 있다. 칼 크로포드, 자코비 엘스버리, 후안 피에르가 바로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치로의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고, 또 커리어가 많이 부족하다.

끝으로 이치로와 데릭 지터의 화려한 메이저리그 이력을 비교해보자.

[이치로] 신인왕, MVP, 올스타 10회, 골드글러브 10회, 실버슬러거 3회, 타격왕 2회, 최다안타 7회, 올스타 MVP,
[데릭 지터] 신인왕, 올스타 13회, 골드글러브 5회, 실버슬러거 5회, 최다안타 2회, 올스타 MVP, 월드시리즈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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