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는 얼만큼 뛰어난 스탯인가?

타자의 OPS 스탯은 직관적이고 계산하기 매우 쉬움에도 불구하고, 타자의 공격력을 측정하는데 꽤 정확하기 때문에 널리 쓰이는 지표라고 앞서 설명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정확할까? 우리는 타자의 공격력을 설명하는 지표로 wOBA 대신에 OPS를 활용해도 될까? 2013년도 메이저리그 팀 성적을 바탕으로 확인해보자.

2013년 30개의 메이저리그 팀의 총 득점과 여러 공격 지표와의 결정계수(R-squared)를 구함으로써, 공격 지표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

R-squared는 총 변동량 중에서 회귀선에 의해 설명이 되는 변동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즉, X와 Y라는 지표 간 R-squared 값이 충분히 크다면(>0.65), 독립변수 X로 종속변수 Y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득점과 OPS 지표 간 R-squared 값이 매우 높다면, 우리는 OPS 스탯으로 타자의 공격력을 측정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아래는 2013년 팀의 득점과 공격 스탯 간의 R-squared 값이다.

  • 홈런: .282
  • 타점: .994
  • 도루: .101
  • 볼넷: .233
  • ISO: .464
  • 타율: .650
  • 출루율. 801
  • 장타율: .804
  • OPS: .892
  • wOBA: .893
  • wRC+: .734

당연한 이야기지만, 팀의 득점을 설명하기에는 타점이 가장 좋다. 그러나 타점이 개인의 가장 중요한 공격 스탯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타점은 개인의 퍼포먼스보다는 상황에 의해서 크게 좌우되는, 변동성이 큰 스탯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점보다는 보다 더 상황 중립적인 스탯 –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 으로 개인의 공격력을 평가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R-squared 값이 0.65 이상이면 통계적으로 서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타율은 정확히 0.65여서, 타자의 공격력을 설명할 수 있는 ‘아주 기초적인’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출루율과 장타율은 득점과의 결정계수가 무려 0.8을 초과한다. 즉, 타율보다 훨씬 더 득점력을 설명하는데 좋은 스탯인 것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은 서로 거의 유사한 설명력을 보여, 둘 중 공격력을 평가하기에 어느 지표를 활용해도 큰 무리가 없으며, 다만 출루율이 연도별 변동성이 더 적기 때문에 선수의 생산성을 예측하기에 더 좋은 스탯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출루율과 장타율을 단순히 합한 OPS의 경우는 어떨까? 무려 0.892의 R-squared 값을 보여, wOBA의 0.893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지금까지 타자의 공격력을 평가하는데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wOBA 스탯과 비교하여도 차이가 겨우 1포인트 수준이다. 이만하면 타자의 공격력을 설명하는 지표로 wOBA 대신에 OPS를 활용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wRC+는 오히려 그보다 낮은 0.734인데, 이 스탯은 본래의 정의대로, 구장/리그 중립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팀의 득점력을 평가하기에는 wRC+보다는 OPS나 wOBA를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타자 개인의 공격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wRC+를 참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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