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의 퀄리티를 정량화할 수 있을까?

투수가 던진 어떤 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정량화할 수 있을까? 제이슨 윌슨(Jason Wilson)이 지난 2015년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에 소개한 QOP(Quality of Pitch) 스탯은 이러한 시도에 가깝다. QOP란 투수가 던진 공의 스피드, 위치, 무브먼트를 고려하여 0과 10사이의 값으로 수치화한 것이다. 높을수록 좋고, 평균값은 4.5이며, 중앙값은 5이다. 구체적인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 QOP = a1 x rise + a2 x break.point + a3 x vert.break + a4 x horiz.break + a5 x location + a6 x MPH

‘rise’는 공의 처음 높이에서 최대 높이까지의 차이를, ‘break.point’는 공이 최대 높이에 도달할 때까지의 수평 이동거리를, ‘vert.break’는 최대 높이에서 홈 플레이트에 도달할 때까지의 높이 차이를, ‘horiz.break’는 직선 교차점을 지나는 공의 위치와 홈 플레이트까지의 수평 거리를, ‘location’은 공의 위치가 얼마나 안타 확률이 높은 위치였는지를, ‘MPH’은 공의 빠르기를 의미한다. a1, a2, …, a6는 각 성분에 가중치를 부여하기 위한 계수이며, 정확한 값은 공개하지 않고있다.

QOP는 투수의 매 투구를 타자의 실력과 관계없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각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투구의 퀄리티를 측정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실제로 다양한 상황에서의 평균적인 QOP 값을 살펴보자.

주자 상황별 평균 QOP

  • 주자 없음 : 4.66
  • 1루 : 4.62
  • 2루: 4.53
  • 3루: 4.48
  • 1, 2루: 4.6
  • 1, 3루 : 4.54
  • 2, 3루 : 4.46
  • 1, 2, 3루: 4.59

QOP는 주자 상황에 따라 평균값이 달라지며, 중요도가 높은 순간에 오히려 투구의 퀄리티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투구 카운트 상황에 따른 QOP를 살펴보자.

투구 카운트별 평균 QOP

  • 0-0 : 4.80
  • 0-1 : 4.56
  • 0-2 : 3.50
  • 1-0 : 4.47
  • 1-1 : 4.73
  • 1-2 : 4.08
  • 2-0 : 4.93
  • 2-1 : 4.89
  • 2-2 : 4.55
  • 3-0 : 4.89
  • 3-1 : 4.97
  • 3-2 : 4.86

카운트별 평균 QOP에 큰 차이를 보인다.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가 될 수록 투구 퀄리티는 떨어지며, 반대로 타자에게 유리한 카운트에서 투구 퀄리티는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타순별 QOP를 살펴보자.

타순별 평균 QOP (타자를 첫 번째로 맞이하는 상황 기준)

  • 1번 : 4.91
  • 2번 : 4.90
  • 3번 : 4.81
  • 4번 : 4.72
  • 5번 : 4.78
  • 6번 : 4.81
  • 7번 : 4.80
  • 8번 : 4.71
  • 9번 : 4.86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투구 퀄리티는 떨어지며, 이는 투수의 피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투수가 3~5번째 타자, 그리고 8번째 타자를 상대할 때 평균적으로 퀄리티가 더 떨어진다.

그런데 정말 QOP로 우리는 투구의 퀄리티를 평가할 수 있을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QOP는 상대하는 타자, 투구 카운트, 주자 상황 등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탯이다. 사실 구종별 평균값도 다르며, 직구의 평균값이 가장 높다. 따라서 QOP 값의 차이는 단순히 투구의 퀄리티 차이보다는, 어떤 구종이나 상황의 차이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요소를 감안하고 제대로 해석해야 비로소 투구의 퀄리티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러한 외부 요인에 의한 영향이 제대로만 보정된다면, 제이슨 윌슨의 주장처럼 QOP는 투수의 부상 예측, 젊은 선수의 스카우팅, 성적 예측 시스템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이번엔 2017년 4월 21일까지 QOP 평균값이 높은 투수들을 살펴보자. 300번 이상의 투구수를 기록한 투수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QOP 소개 홈페이지(qopbaseball.com)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Rank Name QOP 투구수
1 Noah Syndergaard 5.79 385
2 James Paxton 5.33 376
3 Robert Gsellman 5.17 303
4 Kevin Gausman 5.10 375
5 Wade Miley 5.05 302
6 Christopher Archer 4.98 419
7 Dallas Keuchel 4.98 372
8 Clayton Kershaw 4.96 375
9 Marco Estrada 4.95 403
10 Tyler Anderson 4.93 331

2 thoughts on “투구의 퀄리티를 정량화할 수 있을까?

  1. 안녕하십니까 내용 흥미롭게 잘 보았습니다. 저도 QOP 데이터를 이용하여 같은 값을 도출해보고 싶은데 QOP데이터 조회가 되지않더군요. 데이터를 조회할 때 혹시 가입이나 qopbaseball에 문의가 필요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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