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는 2017년 아메리칸리그 MVP로 적합한가?

2017년 각 리그의 MVP는 누가될까? 예년과 달리 2017년은 리그에서 가장 우수한 선수들의 WAR가 거의 비슷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애런 저지(8.2), 호세 알투베(7.5), 마이크 트라웃(6.9) 순으로, 내셔널리그는 앤서니 랜던(6.9), 지안카를로 스탠튼(6.9), 크리스 브라이언트(6.7) 순으로 WAR가 가장 높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보면 애런 저지의 WAR가 8.2로 가장 높긴 하지만, 2위 호세 알투베와의 차이가 0.7로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단순 WAR 지표만으로 MVP에 가장 적합한 선수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MVP 선정에 WAR가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을까? 물론이다. WAR는 타격과 주루, 수비를 고루 고려한 종합적인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WAR는 ‘중립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의 타자가 기여한 ‘이론적인’ 승리기여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MVP는 누가 더 잘하고 뛰어난 선수인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승리에 크게 기여했냐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승리기여도를 측정하기에 가장 유용한 지표가 바로 WPA이다.

그러나 WPA만으로 바로 MVP를 판단하기는 무리다. 왜냐하면 WPA는 타석에서의(또는 도루를 함으로써) 기여도만을 측정할 뿐, 수비나 주루 플레이로 인한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WPA는 대체수준이 아닌, 리그 평균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좀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선 선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모두 고려하여, MVP 선정에 참고가 될만한 WPA 기반의 WAR 지표를 다시 만들어보자. 타자의 WAR에서 중립적인 상황에서의 평균대비 기여도(wSB+wRAA)를 뺀 뒤, 실제 평균대비 승리확률기여도(WPA)를 더하는 것이다.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 WPA-WAR = ( RAR – ( wSB + wRAA ) ) / RTW + WPA

대체선수대비 득점기여도(RAR)에서 wSB+wRAA를 뺀 뒤, 이를 승수 단위로 환산하기 위해 RTW(Runs To Win)로 나눈다. 2017년 기준으로 대략 10점은 1승으로 환산되므로, 10으로 나누면 된다. 그 후에 WPA를 더하면, 실제 승리확률기여도(WPA) 기반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PA-WAR)를 구할 수 있다.

이 지표는 MVP 선정에 가장 참고할만한 지표라 할 수 있다. 2017년 상위 랭커를 살펴보자.

Rank Name WPA-WAR WPA WAR
1 Mike Trout 7.28 5.58 6.9
2 Mookie Betts 7.26 3.32 5.3
3 Francisco Lindor 6.77 2.96 5.9
4 Giancarlo Stanton 6.66 4.84 6.9
5 Jose Altuve 6.24 3.74 7.5
6 Corey Seager 6.00 2.41 5.7
7 Nolan Arenado 5.93 4.47 5.6
7 Elvis Andrus 5.93 3.21 4.1
9 Andrelton Simmons 5.90 1.14 4.9
10 Anthony Rendon 5.70 2.48 6.9
11 Tommy Pham 5.62 3.27 5.9
12 Cody Bellinger 5.57 4.30 4.0
13 Chris Taylor 5.45 2.80 4.7
14 Anthony Rizzo 5.37 4.77 4.0
15 Didi Gregorius 5.36 2.09 3.9
16 Christian Yelich 5.33 2.56 4.5
17 Justin Turner 5.28 3.38 5.5
18 Joey Votto 5.23 4.96 6.6
19 Charlie Blackmon 5.20 4.16 6.5
20 Brett Gardner 5.13 2.44 3.8

WPA 기반의 승리기여도를 계산했을 때, 놀랍게도 마이크 트라웃(7.28)과 무키 베츠(7.26)가 가장 높았다. 마이크 트라웃은 부상으로 인해 2017년 114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WPA는 5.58로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그만큼 결정적이고 중요한 순간에 좋은 활약을 보였다는 것이다. 무키 베츠도 3.32 WPA로 좋았다. 호세 알투베나 애런 저지 외에도 트라웃과 베츠가 강력한 아메리칸리그 MVP 후보로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한편, 내셔널리그에선 지안카를로 스탠튼(6.66)이 가장 높았다. 그는 단순히 홈런 개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실제 승리확률기여도 측면에서 봤을 때도 WPA가 4.84로 좋았다.

그런데 아메리칸리그의 강력한 MVP 후보 애런 저지는 왜 순위에 없을까? WPA 기반으로 계산한 그의 WAR는 4.46으로 전체 30위에 불과하다. 그의 WPA가 2.38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승리기여도가 낮은 것은, 그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을 자주 맞이한 이유도 있지만(pLI=0.94), 그가 중요한 순간에 평소보다 더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의 클러치 수치는 겨우 -3.71로, 대표적인 언클러치 히터 크리스 브라이언트(-3.04)보다도 낮은 전체 최하위 수치이다. 그는 2017년 8.2 WAR로 특급 시즌을 보낸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팀의 승리확률 기여도 측면에서 볼 때 MVP로 선정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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