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아웃과 클러치 스탯

이전에 클러치 스탯을 소개한 적이 있다. 클러치 스탯은 자신의 평소 성적 대비 중요도가 높은 상황에서 얼마나 더 잘했는지를 평가하는 스탯이다. 계산은 다음과 같이 한다.

  • Clutch = (WPA)/(pLI) – (WPA/LI)

선수의 평균 중요도(pLI)로 조정한 WPA를, 매 타석에서의 중요도(LI)로 조정한 스탯인 WPA/LI로 뺀 것이다. 따라서 클러치 수치가 높을수록 중요한 상황에서 더 뛰어난 활약을 했다고 해석할수 있다. 보통 한 시즌의 클러치 스코어가 1.0 이상이면 뛰어나며, 2.0 이상이면 리그 최고 수준으로 간주된다.

일반적으로 클러치 능력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있다고 하더라도 운의 영향이 너무 커서 그 효과가 미비하다. 정말 그럴까? 클러치 스탯은 어느정도 연도별 상관성을 가지며, 어떤 타입의 타자가 높은 클러치 수치를 기록할까?

2016년과 2017년 모두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209명의 타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타석당 클러치 수치의 연도별 상관계수는 .119로 나타난다. 반면 타율은 .425, 출루율 .498, 장타율 412, 삼진율(K%) .800, 그리고 볼넷 비율(BB%)은 .721의 높은 상관계수를 갖는다. 이를 보면 클러치 스탯이 얼마나 운에 크게 영향받는 스탯인지를 알 수 있다. 시즌 단위로는 클러치 능력이 관측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럼 클러치 상황에 더 유리한 타자가 있을까? 2001~2010년 3000타석 이상을 기록한 204명의 10년 성적을 기준으로, 클러치 스탯과 다른 스탯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자. 타율(.086), 출루율(-0.059)과는 상관성이 별로 없으나 삼진율(-0.304), 장타율(-0.285)과는 비교적 강한 음의 상관성을 보인다. 즉, 장타를 많이 치면서 삼진을 많이 당하는 타자는 평소보다 중요한 순간에 더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말일까?

사실이다. 왜냐하면 삼진아웃은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하며, 장타를 많이 치는 타자는 발이 느려 병살타를 많이 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피해는 주자가 있는 중요한 순간에 더욱 치명적이다. 반면 삼진율이 낮고 발이 빠른 타자는, 주자를 어떻게든 진루시키거나 병살타를 회피함으로써 팀의 피해를 최소화시킨다.

그렇다면 삼진아웃과 땅볼아웃, 뜬공아웃을 구분해서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타율, OPS, wOBA, wRC+ 등의 스탯은 모든 아웃의 가치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 톰 탱고는 이전에 모든 종류의 타격 이벤트에 대해 득점가치를 분석한 적이 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번트아웃: -0.23 점
  • 땅볼아웃: -0.24 점
  • 뜬공아웃: -0.28 점
  • 삼진아웃: -0.30 점
  • 병살타: -0.85 점

땅볼아웃과 플라이볼아웃은 기대득점을 각각 0.24, 0.28점 감소시키는 반면, 삼진아웃은 0.3점 감소시킨다. 병살타는 무려 0.85점을 감소시킨다. 역시 삼진아웃으로 인한 팀의 피해가 다른 아웃보다 더 크며, 병살타는 그 피해가 두 배 이상이다. 따라서 발이 느리고 삼진율이 높은 타자들은 클러치 수치가 낮은 것이다.

참고로 2001년부터 2017년까지 3000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를 대상으로, 가장 높은 클러치 수치를 보인 타자들은 다음과 같다.

Rank Name WAR Clutch
1 Ichiro Suzuki 58.2 8.25
2 Randy Winn 27.5 6.22
3 Willie Bloomquist 1.0 6.06
4 Ryan Howard 19.3 5.92
5 Adrian Gonzalez 37.8 5.85
6 Juan Pierre 24.2 5.28
7 Michael Bourn 22.4 5.19
8 Marcus Giles 17.9 5.06
9 Yadier Molina 35.4 4.78
10 Scott Podsednik 9.3 4.62
11 Jacoby Ellsbury 31.9 4.58
12 Elvis Andrus 25.0 4.53
13 Pedro Feliz 8.3 4.46
14 Orlando Cabrera 23.4 4.34
15 Bobby Abreu 38.9 4.33
16 Matt Wieters 17.7 4.31
17 Bengie Molina 7.4 4.25
18 Eric Hosmer 9.9 4.20
19 Jacque Jones 9.5 4.08
20 Sean Casey 6.6 4.07

2 thoughts on “삼진아웃과 클러치 스탯

  1. 예전에 베이스볼 레퍼런스 플레이 인덱스에서 봤던 것 같은데, 메이저리그 홈런 이벤트에 대한 평균
    레버리지가 다른 이벤트에 대한 평균 레버리지보다 낮았던 것 같습니다. 생산력의 상당 부분을 홈런에서 창출하는 타자들의 WPA가 기대보다 낮다면, 홈런 자체가 Run Value상에서 어느 정도 과대평가되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홈런 자체의 run value가 과대평가 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홈런타자들이 삼진아웃과 병살타를 많이 기록하기 때문에 클러치 수치가 낮은 것입니다. 삼진이 많고 발이 느린데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들이 조금 과대평가 받았다고 볼 순 있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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