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는 수비 범위가 넓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 능력을 지닌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외야수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다. 그는 뛰어난 외야수가 지녀야할 모든 조건 – 타구 판단 능력,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넓은 수비 범위, 빼어난 어깨, 정확한 송구 능력 – 을 모두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수비 범위는 평균적인 외야수보다 과연 얼마나 넓은지 확인해 보자.

Range Factor(RF)란, Bill James에 의해 고안된 야구 스탯으로, 한 수비수가 기여한 아웃카운트(자살+보살)를 계산함으로써 그의 수비 범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이다. 수식으로는 아래와 같이 계산된다.

RF/G = ( P + A ) / G
RF/9 = 9 * ( P + A ) / Inn
* P: Putout
* A: Assist
* G: 경기 수
* Inn: 이닝 수

기존의 수비율(Fielding percentage)이 갖고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스탯인데, 수비율의 경우는 수비수가 에러를 적게 발생시키기만 하면 좁은 수비 범위를 갖더라도 지표가 좋게 나타나는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수비수의 수비 범위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RF는 이 수비수가 아웃카운트 처리한 총 횟수를 카운트 함으로써 실질적인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다. 단, 포지션마다 타구를 처리하는 비율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포지션의 수비수끼리 해당 지표를 갖고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예를 들어, 유격수는 타 포지션에 비해서 매우 많은 Assist를 기록할 것이고, 1루수는 타 포지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Putout을 기록할 것이다.

RF_rank

위 표는 이치로의 시즌별 9이닝당 RF를 나타낸 것이다. (*2007년은 그가 중견수로 뛰며 기록한 RF이다.) 그의 2010년까지의 RF가 약 2.3이고, 우익수의 평균 RF가 약 2.0이므로, 이치로는 평균 우익수보다 약 15%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낸다고 볼 수 있다.  2008년을 제외하고 그는 10년동안 매년 AL 5위 이내의 우익수 RF를 기록했는데, 그 해는 중견수와 우익수 포지션을 변경이 잦았던 시즌이다. 2011년 이후 RF는 감소 추세이지만 2012년부터는 다시 준수한(>2.0) 수비 범위를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치로의 수비 범위는 메이저리그 우익수로서 최고 수준이었으며, 평균적인 수비수보다 15% 더 뛰어났다. 요즘에는 수비 지표로 이런 클래식한 RF보다는 UZR, DRS 등의 세이버메트릭스 지표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다음 기회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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