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카브레라는 ’20승 11패’

개인적으로 나는 투수의 승/패 스탯을 좋아한다. 모든 경기의 목적은 어쨌건 상대 팀을 이기는 것이고, 그것의 결과물로써 주어지는 스탯이기 때문이다. 투수의 승/패 기록을 확인하면, 이 투수가 등판했던 경기에서 얼마나 승리를 거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승/패는 시대에 관계없고, 더 이상의 조정이 필요없는 스탯이다. 일반적으로, 투수가 한 시즌에 10승 이상 거두면 준수한 성적이고, 15승 이상이면 매우 훌륭하며, 20승 이상이면 리그 최정상급 수준을 의미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타자에게는 승/패가 없다. 타자들은 타율, 출루율, OPS, wOBA, wRC+, WAR 등 복잡한 스탯으로 평가받는다. 투수의 승/패 스탯처럼 실제로 팀의 승리와 연관있고,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스탯이 있으면 유용할 것이다. 그래서 2008년에 Tom Hanrahan이  ‘By the Numbers‘라는 Newsletter에 타자에 대한 승/패 공식을 소개했다. 타자의 실제 득점과 타점을 바탕으로 ‘승리(W)’를, 아웃카운트를 바탕으로 ‘패배(L)’를 산출하는 스탯이다. 구체적인 공식은 다음과 같다.

  • W = ( R + RBI ) / 12
  • L = ( AB – H ) / 34

타자의 득점과 타점을 더한 후, 이를 승리라는 단위로 변환하기 위해 12로 나눈다. 한 경기에 득점과 타점 합이 평균 9점 정도인데, 타자의 승리가 투수의 승리와 유사한 범위를 갖도록 조정한 값이 12의 상수이다. 반면, 패배는 타수와 안타 수의 차이값을 34로 나눈다. 타수에서 안타 수를 빼는 것은 타자의 총 아웃카운트를 대략적으로 추정하기 위함이다. 이 값을 27로 나누면, ‘경기’라는 단위가 될 것이다. 27대신에 34를 사용한 것은, 타자가 기록한 총 패배의 범위가 승리의 범위와 같아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럼 이제 이를 바탕으로 2013년 주요 타자들의 승/패 기록을 살펴보자.

1. 미겔 카브레라: 20승 11패
2. 크리스 데이비스: 20승 12패
3. 폴 골드슈미트: 19승 12패
4. 프레디 프리먼: 17승 11패
5. 마이크 트라웃: 17승 12패
6. 맷 카펜터: 17승 13패
7. 아담 존스: 17승 14패
7. 제이 브루스: 17승 14패
9. 맷 할러데이: 16승 11패
9. 에드윈 엔카나시온: 16승 11패
9. 데이빗 오티즈: 16승 11패

카브레라와 데이비스가 역시 리그 최고 에이스(?)답게 공동 20승을 거뒀다. 카브레라는 20승을 거두는 동안 11패만을 당해 65%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그 외 다른 선수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로빈슨 카노(16승 12패), 프린스 필더(16승 13패), 브랜든 필립스(15승 13패), 더스틴 페드로이아(15승 13패), 조이 보토(15승 12패), 추신수(13승 12패), 트로이 툴로위스키(13승 9패), 카를로스 고메즈(13승 11패), 자코비 엘스버리(12승 12패), 헨리 라미레즈(10승 6패), 앨버트 푸홀스(9승 9패), 야시엘 푸이그(9승 8패), 스즈키 이치로(8승 11패).

이 기록은 실제 경기의 승/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탯이므로, 투수의 승/패 처럼 커리어 누적으로 볼 때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주요 선수들의 누적 승/패 기록을 살펴보자.

알렉스 로드리게스: 324승 202패
매니 라미레즈: 281승 167패
짐 토미: 274승 179패
치퍼 존스: 270승 184패
데릭 지터: 261승 215패
앨버트 푸홀스: 244승 146패
블라드미르 게레로: 235승 164패
토드 헬튼: 234승 160 패
카를로스 벨트란: 223승 166패
데이빗 오티즈: 220승 148패
아드리안 벨트레: 207승 181패
미겔 카브레라: 194승 124패
마이클 영: 181승 163패
스즈키 이치로: 163승 172패
체이스 어틀리: 138승 103패
로빈슨 카노: 135승 108패
프린스 필더: 134승 99패
조 마우어: 110승 87패
더스틴 페드로이아: 95승 83패
조이 보토: 88승 64패
추신수: 77승 65패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무려 통산 324승을 거뒀다. 이는 투수로 치면, 랜디 존슨이나 그랙 매덕스 정도의 전설적인 선수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대단한 기록이다. 카브레라는 단기간에 벌써 20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조이 보토와 추신수는 아직 100승에 도달하려면 1~2년이 더 필요하다. 한편 이렇게 보니 새삼 박찬호의 통산 124승이 대단하게 느껴지는데, 박찬호와 가장 유사한 커리어 통산 성적(124승 98패)을 기록하는 타자는 제이슨 베이(124승 97패)이다.

일부 전설적인 타자들의 성적도 살펴보자.

행크 아론: 373승 253패
베이브 루스: 366승 163패 (+94승 46패)
배리 본즈: 352승 203패
타이 콥: 349승 213패
윌리 메이스: 330승 223패
루 게릭: 324승 155패
테드 윌리암스: 303승 14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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