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클러치(clutch) 능력은 존재하는가?

타자의 클러치 능력(clutch)은 존재할까? 이전에 2016년과 2017년 타자들의 데이터로 이를 확인했다. 낮긴 하지만, 클러치 스탯의 연도별 상관성은 있었다.

클러치 스탯은 자신의 평소 성적 대비 중요도가 높은 상황에서 얼마나 더 잘했는지를 평가하는 스탯이다.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Clutch = (WPA)/(pLI) – (WPA/LI)

선수의 평균 중요도(pLI)로 조정한 WPA를, 매 타석에서의 중요도(LI)로 조정한 스탯인 WPA/LI로 뺀 것이다. 중요한 상황에서 더 잘할수록 클러치 수치는 높게 계산된다. 보통 한 시즌에서 클러치 스코어가 1.0 이상이면 높은 것이고, 2.0 이상이면 리그 최고 수준이다. 클러치 스탯이 1이라는 것은, 자신의 성적 대비 클러치 활약으로 1승의 추가 기여를 했다고 해석하면 된다.

이제, 클러치 스탯의 연도별 상관성을 확인해보자. 1974년부터 2019년까지, 규정타석의 타자를 대상으로, 인접한 두 시즌의 클러치 스탯 상관계수를 확인했다.

평균값은 0.042, 표준편차는 0.099이다. 0을 중심으로 무작위로 움직인다. 만약 어떤 시즌에 클러치 수치가 높은 타자가 다음 시즌에도 높았다면, 이 상관계수는 0보다 커야한다. 그런데 이 결과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거칠게 말해서, 클러치 능력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만, 클러치 스탯과 다른 스탯의 상관계수를 확인하면 다음과 같다.

  • wGDP: .067
  • SB: .061
  • BsR: .059
  • Spd: .054
  • Def: .030
  • BABIP: .019
  • AVG: .017
  • OBP: -.045
  • BB%: -.072
  • wRC+: -.117
  • wOBA: -.119
  • K%: -.142
  • SLG: -.153
  • HR: -.185
  • ISO: -.188

결과는 명확하다. wGDP, SB, BsR, Spd, Def, BABIP와 같이 스피드와 관련있는 스탯이 좋을수록 클러치 수치가 높다. 반면, SLG, HR, ISO 등 장타력과 관련있는 스탯이 좋을수록 클러치 수치가 낮다. 이는 발이 빠른 타자들은 주자가 있는 중요한 상황에서 병살타를 회피할수 있기 때문이다. wGDP와 Clutch가 가장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이유이다. 반면 장타력이 좋은 타자들은 발이 느리기 때문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병살타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클러치 능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중요한 상황에서는 그냥 잘 하는 타자가 최선이다. 다만 그게 어렵다면, 차라리 발이 빠른 타자로 병살타를 회피하는게 더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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