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P는 땅볼 투수를 저평가한다?

FIP는 투수의 책임이 큰 요소 – 삼진, 볼넷, 홈런 – 만을 다룬다. 그래서 약한 타구, 특히 뜬공보다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를 과소평가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일까? 땅볼 비율이 높은 투수와 땅볼 비율이 낮은 투수의 ERA와 FIP 차이를 통해 이를 확인해보자.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시즌별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를 대상으로, 연도별 땅볼 비율(GB%)과 ERA와 FIP 차이(E-F) 간의 상관계수는 다음과 같다.

많은 기간에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전체 평균값은 0.061이다. 즉, 땅볼 비율이 높은 투수일수록, ERA가 FIP보다 약간 더 높은 경향이 있다. FIP가 땅볼 투수를 저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평가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는 뜬공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보다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BABIP)이 높다. 실제로 투수의 GB%와 BABIP은 0.166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FIP는 투수의 BABIP를 거의 무시하므로, 땅볼 투수에게 약간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ERA와 FIP의 차이를 잘 설명하는 것은 무엇일까? E-F와 상관성이 높은 스탯은 다음과 같다.

  • BABIP: .722
  • LOB%: -.753
  • Exit Velocity(EV): .174

E-F는 투수가 허용한 타구 속도(EV)와 관련이 있다. 강한 타구를 많이 허용할수록 FIP보다 ERA가 높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당연히 BABIP과 LOB%다. 즉, ERA와 FIP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 강한 타구를 허용하지 않는 능력
  • 투수 본인을 포함한 팀의 수비 능력
  • 주자가 있을 때,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능력

이는 투수의 능력뿐 아니라, 수비수의 능력과 각종 행운이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긴 커리어에서 다른 팀을 뛰면서도, 꾸준히 ERA가 FIP보다 낮다면 이는 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참고로, 1990년 이후 10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에서, E-F가 낮은 투수들은 다음과 같다.

RankNameERAFIPE-F
1Ryan Franklin4.144.83-0.69
2Chris Young3.954.59-0.64
3Mariano Rivera2.212.76-0.55
4Julio Teheran3.744.29-0.55
5Jarrod Washburn4.14.6-0.5
6Kent Mercker4.134.63-0.5
7Tom Glavine3.453.94-0.49
8Wilson Alvarez3.944.41-0.47
9Johnny Cueto3.383.83-0.45
10Steve Trachsel4.394.84-0.45
11Mike Fiers4.044.49-0.45
12Jered Weaver3.634.07-0.44
13Woody Williams4.194.63-0.44
14Dennis Martinez3.373.79-0.42
15Jeremy Hellickson4.134.55-0.42
16Pat Hentgen4.324.73-0.41
17Roberto Hernandez3.453.86-0.41
18Pete Harnisch3.834.23-0.4
19Kirk Rueter4.274.66-0.39
20Bill Swift3.533.9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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