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2013년 최고의 리드 오프였나?

‘리드 오프’는 팀 타순에서 첫 번째 타자를 일컫는 말이다. 리드 오프에게는 높은 출루율과 빠른 스피드를 통해 스코어링 포지션에 갈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2013년 최고의 리드 오프는 누구였을까? 추신수는 2013년 리드 오프로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였을까? 선수의 종합적인 가치로서가 아니라, ‘리드 오프’ 타자로서의 활약상만을 따져보자. 리드 오프로서의 적합한 활약이란 결국 많이 출루하고, 많이 득점권 상황을 만들어, 결국은 팀에 많은 득점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다양한 지표를 통해 2013년 리드 오프 선수들의 성적을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리드오프 순위의 대상이 되는 타자들을 선정한다. 2013년 1번 타순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들을 기준으로 하면 다음의 타자들이 해당된다: 추신수, 맷 카펜터, 자코비 엘스버리, 코코 크리스프, 브렛 가드너, 오스틴 잭슨, 네이트 맥라우스, 아오키 노리치카, 알레한드로 데 아자, 데나드 스팬, 마이클 본, 알렉스 고든.

1. 출루율

높은 출루율은 리드 오프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리드 오프가 출루해서 득점권 상황을 만든 후에, 클린업 타선에서 주자를 불러들여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여전히 보편적인 팀의 득점 방법이다. 아래는 2013년 리드 오프 타자들의 출루율 순위이다.

  1. 추신수: .423
  2. 맷 카펜터: .392
  3. 아오키 노리치카: .356
  4. 자코비 엘스버리: .355
  5. 브렛 가드너: .344
  6. 오스틴 잭슨: .337
  7. 코코 크리스프: .335
  8. 네이트 맥라우스: .329
  9. 알렉스 고든: .327
  10. 데나드 스팬: .327
  11. 알레한드로 데 아자: .323
  12. 마이클 본: .316

추신수는 2013년 메이저리그 전체 4위, 리드 오프 중 전체 1위의 출루율(.423)을 기록했다. 그 뒤로는 맷 카펜터가 .392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으며, 엘스버리는 카펜터와 다소 차이가 나는 .355의 출루율로 3위를 기록했다. 한편 마이클 본을 제외한 위의 11명 리드 오프 선수들은 모두 리그 평균(.320)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일단 출루율만을 고려했을 때 추신수가 가장 훌륭한 리드 오프라고 할 수 있으며, 4할에 육박하는 출루율을 기록한 카펜터도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2. 득점

궁극적으로 리드 오프는 많은 득점을 기록해야 한다. 물론 득점은 후속 타자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는 스탯이긴 하지만, 리드 오프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무시될 수는 없다. 또한, 리드 오프의 도루 능력과 주루 센스 능력이 반영되는 결과물이기도 하여, 리드 오프에겐 여러모로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이다. 그럼, 득점 순위를 살펴보자.

  1. 맷 카펜터: 126
  2. 추신수: 107
  3. 오스틴 잭슨: 99
  4. 코코 크리스프: 93
  5. 자코비 엘스버리: 92
  6. 알렉스 고든: 90
  7. 알레한드로 데 아자: 84
  8. 브렛 가드너: 81
  9. 아오키 노리치카: 80
  10. 네이트 맥라우스: 76
  11. 데나드 스팬: 75
  12. 마이클 본: 75

카펜터는 무려 126의 득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추신수는 107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둘의 득점 차이는 후속 타자의 공격력 차이(코자트 wOBA: .289, 벨트란 wOBA: .359) 영향이 크다.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추신수는 카펜터보다 20번 더 출루했지만, 도루 실패가 8회 더 많았다. 더욱이 카펜터는 5.3의 UBR로 메이저리그에서 3번째로 좋은 주루 플레이를 보여줬으나, 추신수는 0.5의 UBR로 평균적인 수준이었다. 종합적인 BsR로 비교했을 때, 카펜터(4.1)와 추신수(-0.6)는 약 5점의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추신수의 더 높은 출루율로 인한 이점이 거의 상쇄되는 수준이다. 한편 오스틴 잭슨은 평범한 출루율(.337)을 기록했으나 99점의 높은 득점을 기록했다. 타이거스의 중심 타자가 워낙 막강한 탓도 있었지만, 그의 주루 능력(UBR=6.0) 또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3. 득점 생산력

리드 오프 역시 팀의 타자로서 생산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기존의 RC 스탯을 약간 개조해서 비교해보도록 하자. 리드 오프 간의 비교이므로, RC에 도루로 인한 영향을 포함시키자. 도루는 일반적으로 기대 득점을 0.2점 높이고, 도루 실패는 -0.371점 낮추므로 (2013년 팬그래프닷컴 기준) 이를 반영한다. 또한 경기 당 득점값으로 환산하기 위해 타자가 기록한 아웃카운트로 득점값을 나누고, (단, 희생번트는 제외했다.) 여기에 25.5를 곱한다. (한 경기는 평균적으로 25.5번의 아웃카운트를 갖는다.) 수식을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RC*/25.5 = ( wRC + 0.2 x SB – 0.371 x CS ) / ( AB – H + CS + SF ) x 25.5

wRC는 이전에 소개한 스탯이며, SB/CS는 각각 도루 성공과 실패를, 그리고 SF는 희생플라이를 의미한다. (RC는 다양한 버전이 있으며, RC*/25.5는 개인적으로 고안한 스탯이다.)

이제 리드 오프 타자들의 RC*/25.5를 살펴보자.

  1. 맷 카펜터: 7.09
  2. 추신수: 7.04
  3. 자코비 엘스버리: 5.33
  4. 스틴 잭슨: 5.24
  5. 네이트 맥라우스: 5.16
  6. 코코 크리스프: 5.10
  7. 아오키 노리치카: 4.77
  8. 알레한드로 데 아자: 4.48
  9. 브렛 가드너: 4.48
  10. 데나드 스팬: 4.21
  11. 알렉스 고든: 4.15
  12. 마이클 본: 3.63

득점 생산력으로 비교했을 때, 카펜터가 추신수보다 아주 약간 더 높다. 사실 추신수는 122, 카펜터는 116의 wRC를 기록해 나란히 메이저리그 전체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오히려 타석에서의 생산력만을 따졌을 때는 추신수가 약간 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11번의 도루 실패로 아웃카운트를 더 많이 기록함으로써 RC*/25.5가 카펜터에게 약간 못 미친다. 카펜터와 추신수는 모두 7점 이상의 매우 높은 득점 생산력을 보였으며, 그 다음 그룹과는 큰 갭을 갖는다. 엘스버리와 잭슨은 5점 초반의 RC*/25.5로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2013년 리드 오프 성적을 비교했다. 추신수는 가장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으나, 실제 득점에서는 카펜터가 19점 더 앞섰다. 주루 성적을 포함한 득점 생산력에서도 오히려 카펜터가 약간 앞섰다. 굳이 둘 간의 순위를 매기자면, 카펜터를 우위에 두고싶다. 추신수와 카펜터가 리드 오프로서 최상급의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아오키와 엘스버리가 다음으로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엘스버리는 52도루를 비롯해 득점 생산력에서 아오키를 크게 앞서며, 득점 또한 훨씬 높아 리드 오프 순위 3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오스틴 잭슨은 99점의 높은 득점과 득점 생산력을 보였으므로 엘스버리 다음의 4위에 위치시킨다. 5위 맥라우스보다는 크리스프가 어울릴 것 같다. 크리스프는 맥라우스보다 높은 출루율과 득점을 기록했으며, 희생플라이를 제외하면 득점 생산력에서도 맥라우스를 앞서게 된다. 다음으로는, 비록 76점의 낮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득점 생산력이 크리스프 수준이었던 맥라우스가 6위. 출루율은 준수하지만 득점 생산력이 낮았던 아오키는 7위가 적합하다. 결국 리드 오프 순위는 RC*/25.5 순위를 따르면 크게 무리가 없다고 본다. 2014년 역시 카펜터, 추신수, 엘스버리 이 3명이 최고의 리드 오프 자리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트라웃이 2번 타순에서 계속 활약한다면.)

2 thoughts on “추신수는 2013년 최고의 리드 오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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