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조이 보토 73타점의 원인은?

조이 보토의 2013년 성적은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된다. 그는 2013년에 24홈런 73타점 – 그의 명성에 크게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 – 을 거두었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리션들은 그의 .400의 wOBA와 6.1WAR라는 MVP급의 뛰어난 성적을 찬양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뛰어난 활약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보토는 왜 겨우 73타점밖에 생산하지 못했을까?

사실 타점은 최근 들어서 가치가 많이 떨어진 스탯이다. 스탯의 특성상, 선수의 능력보다는 선행주자 출루 여부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토의 타점이 이렇게 낮았던 것도, 사실은 그가 타점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해서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다. 특히, 1번타자 추신수가 출루하고 2번타자 코자트가 병살타를 쳐서 득점 기회를 날려버린 후 조이 보토가 등장하는 이미지를 우리는 많이 봤었다. 정말로 기회의 빈곤으로 인해 보토가 73의 낮은 타점을 기록했던건지 알아보자.

타점은 기회의 함수이자, 타자 실력의 함수이다. 이에 대해서 가 Davidgonos.com에 본인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타자의 타점은 선행 주자 출루 횟수(Runners On Base, ROB)와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는데(.794), 이는 타자의 실력(wOBA)과의 상관계수(.656)보다 높다. 만약 이 두 변수를 결합한다면, 우리는 더 높은 확률로 선수의 타점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얻어진 xRBI (Expected RBI) 라는 스탯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 xRBI = – 85.0997 + 262.7424 x wOBA + 0.1918 x ROB

이 수식을 활용하면, 타자의 성적과 기회를 바탕으로 타점을 예측할 수 있다. xRBI보다 실제 타점이 더 높은 타자는,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린 타자이고, 반대로 xRBI보다 실제 타점이 더 낮은 타자는 기회를 못 살린 타자일 것이다. 참고로 xRBI 스탯과 실제 타점과의 상관계수는 .878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그럼 이제 2013년 xRBI 상위 랭커들을 살펴보자. (괄호 안은 실제 타점)

  1. 미겔 카브레라: 120.37 (137)
  2. 프린스 필더: 111.77 (106)
  3. 폴 골드슈미츠: 107.36 (125)
  4. 마이크 트라웃: 104.68 (97)
  5. 데이빗 오티즈: 104.58 (103)
  6. 조이 보토: 104.58 (73)
  7. 크리스 데이비스: 101.47 (138)
  8. 헌터 펜스: 101.46 (99)
  9. 제이 브루스: 101.18 (109)
  10. 아드리안 벨트레: 100.98 (92)

실제로 높은 타점을 기록한 타자들은 역시 xRBI도 높았다. 카브레라, 골드슈미츠, 데이비스와 같이 홈런이 많은 타자들은 xRBI보다 실제 타점이 더 높다. 홈런은 주자의 출루 여부와 관계없이 타점을 기록하기 때문일 것이다. 놀라운 점은 조이 보토가 데이빗 오티즈와 함께 xRBI가 다섯 번째로 높은 선수라는 사실이다. 그가 얻은 441의 LOB는 데이빗 오티즈와 같고, 트라웃(410)보다 훨씬 많다. 골드슈미츠(450), 카브레라(448)와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충분히 많은 기회를 얻었고 뛰어난 실력(wOBA=.400)까지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타점(73)을 기록한 것이다. 원인이 무엇일까? 그의 다른 지표들을 살펴보자.

아래는 2013년 조이 보토의 클러치 관련 스탯이다.

  • RE24 – wRAA = 1.5
  • ( WPA / aLI ) – WPA/LI = -2.38

그의 RE24 – wRAA 값은 0에 근접하여 평균에 수렴한다. 특별히 득점권 상황에서 더 못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클러치 스탯은 -2.38로 매우 나쁘다. 헌터 펜스(-2.56), 마이크 트라웃(-2.51)에 이어 전체 최하위 3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참고로 Clutch 수치가 낮으려면 기본적으로 WPA/LI가 높아야 한다. 즉, 오히려 뛰어난 선수가 최하위의 Clutch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조이 보토는 중요한 게임 후반기에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특별히 득점권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조이 보토의 적극성/소극성 여부를 확인해보자. 지나치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데에 인색했다면, 아웃카운트를 덜 당하는 대신에 타점을 덜 기록하게 될 것이다.

  • BB% = 18.6%
  • Z-Swing% = 67.0%
  • O-Swing% = 20.0%
  • Patience% = 27.0%
  • 민감도+ = 112
  • 반응 기준 = 0.11

조이 보토가 2013년에 기록한 27%의 Patience%는 압도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이다. (2위 댄 어글라: 21.0%, 3위 추신수: 18.8%) 이는 Z-Swing%이 낮아서라기보다는 O-Swing%이 압도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전체 1위). 민감도는 평균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112), 반응 기준은 전체에서 5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반응 기준이 높다라는 것은 그만큼 타자가 스트라이크 존을 좁게 설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조이 보토가 73의 낮은 타점을 거둔 이유는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는 104 타점을 기록할만한 기회와 실력을 보유했다. 그렇다고 득점권 찬스에 특별히 약하지도 않았다. 득점 상황을 반영하였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그가 평균 선수 대비 거둔 성적에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RE24-wRAA=1.5). 다만 득점권 상황에서도 워낙 소극적으로 플레이를 했던 탓에 타점이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소극적인 플레이라는 것은 스트라이크 존 밖의 공에 대해서 반응을 덜한 것일 뿐이다. 컨택 및 BABIP가 낮을게 뻔한 볼을 안 친다고 해서 그것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이 보토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충분히 잘했고, 대신에 필립스와 브루스가 많은 타점을 거뒀으니 된 것이다.

참고로 다른 선수들의 2013년 (xRBI/타점)을 살펴보자: 더스틴 페드로이아(98/84), 앤드류 맥커친(95/84), 아담 존스(94/108), 로빈슨 카노(92/107), 브랜든 필립스(90/103), 맷 할러데이(89/94), 아드리안 곤잘레스(86/100), 버스터 포지(85/72), 파블로 산도발(79/79), 야디어 몰리나(77/80), 안드레 이디어(76/52), 추신수(75/54), 엘비스 앤드루스(75/67), 맷 카펜터(74/78), 자코비 엘스버리(66/53), 조 마우어(66/47), 야시엘 푸이그(62/42), 잭 코자트(61/63), 앨버트 푸홀스(57/64), 스즈키 이치로(49/35). 추신수의 xRBI 대비 낮은 실제 타점의 원인도 아마 조이 보토와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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