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는 볼넷을 싫어한다?

이전 포스트에서 이치로의 출루율을 확인해봤다. 높긴 하지만, 그의 출루는 대부분 볼넷이 아닌 안타에 의한 것이었다. 물론, 앞서 살펴보았듯이 볼넷이 적은 이유는 그의 선구안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에 대한 뛰어난 컨택능력과 타석에서의 그의 적극적인 성향이 볼넷보다는 안타를 많이 만들어냈을 뿐이다. 그럼 그는 볼넷을 얻는 비율이 어느 정도로 낮은 타자일까?

아래는 연도별 이치로의 볼넷 개수(BB) 및 볼넷 비율(BB%)을 나타낸다.

볼넷비율 (BB%) = BB / PA

BB

이치로의 볼넷을 얻는 수준은 타석당 평균 5~6% 정도이다. 평균적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BB%는 8.5% 정도이므로, 그는 평균보다 훨씬 적은 비율로 볼넷을 얻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데뷔 년도인 2001년 4.1%의 BB%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5번째로 낮은 순위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홈런을 많이 치는 슬러거의 경우에는 헛스윙으로 인한 삼진이 많으며 투수의 승부 회피로 인해 볼넷 또한 많다. 반대로, 이치로와 같은 컨택 위주의 타자는 볼넷과 삼진이 모두 적은 경향이 있다.

그러면, 만약 이치로가 볼넷을 늘리면 타율 및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증가할까? 그럴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2001~2010년 규정타석 이상의 타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선수들의 10년 타수(AB) 순위이다.

AB

이치로의 10년간 타수가 같은 기간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고, 그것도 2위와 500타수 가까이 차이를 보이는 압도적인 수치이다. 타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높은 BABIP를 유지하기가 힘들고, 이는 타율의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볼넷을 증가시켜 타수가 조금 감소했더라면, 생산성은 모르겠지만 타율은 분명 증가했을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대해 이치로가 답을 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해, 뭘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타자가 걷는 걸 보고 싶어서 구장에 온 팬은 없을 테니까.

출처: 이치로 메시지 / 스카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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