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마이크 트라웃과 미겔 카브레라의 MVP 경쟁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두 선수의 타격 성적을 비교해보면 재미있다. 카브레라는 타율, 홈런, 타점에서 모두 1위를 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다. 반면 트라웃은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167 wRC+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타율/출루율/장타율/wOBA 성적은 다음과 같다.
- 트라웃: .326 / .399 / .564. /.409
- 카브레라: .330 / .393 / .606 / .417
타율과 출루율은 유사하며, 장타율은 카브레라가 조금 더 높다. 종합적으로 두 선수의 타격 생산력은 거의 비슷했다.
한편 조정 스탯인 OPS+와 wRC+는 다음과 같다.
- 트라웃: 169 / 167
- 카브레라: 165 / 166
둘의 성적은 거의 동일하며, 트라웃이 약간 더 높다. 이유는 바로 파크팩터 때문이다. 2012년 에인절스와 타이거스 구장 파크팩터는 각각 95와 102다. 에인절스 구장은 득점이 평균보다 10% 덜 발생하는 구장인 반면, 타이거스 구장은 4% 더 발생하는 구장이다. 이를 감안하여 트라웃의 조정 스탯이 높아진 것이다.
한편, 얼마 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타자의 타격생산성을 평가하는 새로운 스탯 DRC+(Deserved Runs Created Plus)를 공개했다. 기존 wRC+ 스탯과 동일하게 리그평균(100) 대비 얼마나 더 뛰어난지를 알려주는 스탯이다. wRC+와 큰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 신뢰도가 높은 이벤트의 가중치를 더 높인다. 타격 이벤트로부터 노이즈를 줄이고, 실제 타자만의 기여도를 추출하기 위한 목적이다.
- 매 타석마다 구장효과와 상대투수 실력을 보정한다.
이렇게 하여 DRC+는 기존 타격스탯보다 신뢰도 및 팀 득점과의 상관성을 더 높였다.
그럼 2012년 트라웃과 카브레라의 DRC+를 비교하면 어떨까? 둘의 DRC+는 각각 160과 172이다. 왜 이렇게 차이가 벌어졌을까?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상세한 계산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므로, 정확히 알수는 없다. 다만 그 이유를 추측해보면 다음과 같다.
- 트라웃의 삼진아웃과 3루타가 훨씬 더 많다. 삼진아웃은 실력의 비중이 큰 반면, 3루타는 운의 비중이 높다. 이것은 wRC+보다 DRC+에서 트라웃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 미겔 카브레라가 뛰어난 투수를 더 많이 상대했을 가능성이 있다.
- 실제 구장효과 차이가 득점 기반의 파크팩터 차이만큼 크지 않다.
이와 같은 이유로 카브레라의 DRC+가 트라웃보다 더 높게 나타난것으로 보인다. 재밌는건 이렇게 DRC+ 기반으로 계산한 WAR(WARP)에서 카브레라(7.5)가 트라웃(7.2)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DRC+는 wRC+보다 정교한 스탯이지만, 그 계산과정을 모두 공개하지는 않아 이를 100% 신뢰할수는 없다. 과적합(overfitting) 또는 중복 보정의 위험이 있고, 심지어 코드오류도 있을수 있다. 어디까지나 아직은 참고용으로써 유용한 스탯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두 선수의 퍼포먼스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나타나는 점은 흥미롭다.
참고로 2012년 이후, 단일시즌 DRC+ 상위 랭커는 다음과 같다.
Rank | Name | Year | DRC+ |
1 | Miguel Cabrera | 2013 | 192 |
2 | Bryce Harper | 2015 | 187 |
3 | Mike Trout | 2018 | 183 |
4 | Mookie Betts | 2018 | 178 |
4 | Victor Martinez | 2014 | 178 |
6 | Mike Trout | 2017 | 176 |
7 | Mike Trout | 2015 | 173 |
8 | Miguel Cabrera | 2012 | 172 |
9 | Mike Trout | 2013 | 169 |
10 | J.d. Martinez | 2018 | 167 |
11 | Aaron Judge | 2017 | 166 |
11 | Mike Trout | 2016 | 166 |
11 | Paul Goldschmidt | 2015 | 166 |
14 | Miguel Cabrera | 2015 | 165 |
15 | Jose Abreu | 2014 | 164 |
15 | Jose Bautista | 2014 | 164 |
17 | Joey Votto | 2015 | 163 |
18 | Mike Trout | 2014 | 162 |
19 | David Ortiz | 2016 | 161 |
20 | Mike Trout | 2012 | 160 |
https://www.beyondtheboxscore.com/2018/12/5/18126319/baseball-prospectus-drc-nolan-arenado-helton-coors-field-trout-cabrera-war
에서 나온 것처럼 트라웃 수비 수치를 팬그래프나 베이스볼 레퍼런스와 달리 bp에선 너무 후지게 평가해서 2012시즌과 2013시즌이 역전 현상이 일어났죠. 게다가 저 기사는 2018년 12월 처음 공개된 DRC+를 사용한 거고, 2019년 2월에 업데이트된(썩빡꾸님의 글도 업데이트된 걸 쓰시고 있죠) DRC+를 사용하면 2013 시즌도 트라웃이 앞서게 되죠.
코멘트 감사합니다. 스탯 안정화와 검증에 시간이 필요해보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