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프레이밍은 전부 포수만의 능력인가?

이전에 포수의 피치 프레이밍(Pitch framing) 능력 및 관련 스탯(RFP)을 소개했다. 한 번의 프레이밍 성공에 의한 득점 기여를 .1389로 가정했을 때, 한 시즌 누적으로 살펴보면 기여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므로, 포수의 WAR 계산에 포함시키는게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2013년 기준, 조나단 루크로이는 24.1점, 호세 몰리나는 23.5점, 야디어 몰리나는 14.2점을 세이브 하였다.

그런데 이 피치 프레이밍 기술은 진짜 포수만의 스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득점 세이브를 전부 포수의 기여도로 간주해도 좋을까? 이와 관련하여 Baseball Info Solution의 Joe Rosales와 Scott Spratt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들은 포수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피치 프레이밍 성공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는데, 그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볼 카운트 상황이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영향을 준다. 특히, 0-0, 1-0, 2-0, 3-0과 같이 노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피치 프레이밍 성공 횟수가 평균적인 상황보다 각각 1.3%, 2.5%, 4.2%, 5.6% 더 높았다. 이는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질 것이라 쉽게 예상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또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인한 리스크도 적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공이 스트라이크 존으로부터 얼마나 근접했느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가로축 기준으로, 존 경계로부터 3.8인치 미만으로 공이 왔을 경우에 평균보다 2.8% 더 프레이밍 성공 횟수가 많았다. 반면, 존 경계로부터 10.4인치 밖으로 공이 왔을 경우에는 8.6% 더 적었다. 즉, 스트라이크 존 경계로 가깝게 투구할 수 있는 투수의 제구 능력도 피치 프레이밍 성공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 밖에 타자가 우타/좌타인지, 투수가 우완/좌완인지, 홈/원정 구장인지, 직구 또는 변화구인지 등도 약간의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결국 종합하면, 피치 프레이밍은 포수의 능력 뿐 아니라, 심판의 성향, 투수의 제구력, 그 외 여러 환경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그 각각 기여도는 어떨까? 2010~2013년 기대 득점(Run expectancy)의 변화값을 기준으로 했을 때, 피치 프레이밍의 득점 가치는 .1189점이다. 이를 기준으로 포수, 투수, 심판, 타자 등에 대해서 RFP를 계산하여, 그들의 짝수/홀수 연도 간 상관계수를 확인하였다.

  • 포수: .86
  • 심판: .77
  • 타자: .50
  • 투수: .46

포수, 심판, 타자, 투수 모두 비교적 높은 연도별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포수는 상관계수가 .86으로 나타나, 피치 프레이밍 이득의 무려 74%(R^2)를 포수의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또한 위 상관계수를 바탕으로 했을 때, 포수뿐 아니라 심판, 투수, 타자 모두에게도 이 기여도를 개인 능력이라고 간주해도 좋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2014년에 뛰어난 피치 프레이밍 능력을 보였던 포수와 투수, 그리고 이로 인해 가장 손해를 봤던 타자들을 살펴보자.

Rank Catchers Pitchers Batters
1 M. Zunino (16) H. Iwakuma (4) M. Cabrera (3)
2 H. Conger (16) F. Hernandez (3) J. Loney (2)
3 M. Montero (15) M. Buehrle (2) B. Revere (2)
4 J. Lucroy (14) K. Lohese (2) B. Gardner (2)
5 B. Posey (11) J. Weaver (2) X. Bogaerts (2)

마이크 주니노와 행크 콩거가 포수 중에서 16점으로 가장 높은 RFP를 기록했으며, 미겔 몬테로, 조나단 루크로이, 버스터 포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투수 중에서는 이와쿠마 히사시가 4점,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들은 스트라이크 존 경계로 공을 많이 던짐으로써 피치 프레이밍 기회를 많이 제공했던, 뛰어난 제구 능력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겔 카브레라는 피치 프레이밍으로 평균보다 3점의 손해를 봤다. 운이 나쁜 것도 있지만, 약 25%(R^2)는 타자 본인의 책임으로 해석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피치 프레이밍 결과에는 타자, 포수, 투수 모두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위의 2014년 결과를 보면, 포수의 점수가 투수, 타자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한 시즌 수준에서 포수가 투수, 타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피치를 소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즌 단위로 해석할 때는 피치 프레이밍에 의한 기여도는 포수의 영향력이 가장 크며, 이 기여도를 모두 포수의 기여도로 생각하더라도 크게 무리가 없는 것이다. 다만, 좀 더 정밀한 조정을 원한다면 피치 프레이밍의 기여도를 투수에게도 약간 분배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포수는 RFP의 약 75%만을 본인의 기여도로 계산하고, 반대로 그만큼의 이득/손해를 투수의 기여도에서 보상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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