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디그롬의 2018년은 역사적인 시즌이었다. 그는 10승 9패 1.70 ERA 269 K의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1.70의 ERA와 1.99의 FIP를 기록했다. 두 스탯 모두에서 1점대를 기록한 것은 역사적으로도 손꼽힐 만하다. 운이 좋아서 1점대의 ERA를 기록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FIP까지 1점대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그롬이 2021년에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경신하려고 한다. 그는 2021년 7월 2일까지 7승 2패 0.95 ERA 136 K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0.95 ERA도 놀랍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그의 FIP가 0.99라는 점이다. 1920년 이후 두 스탯 모두 0점대를 기록한 시즌은 없었다. 물론, 이번 시즌 내내 0점대 ERA와 FIP를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적어도 둘 다 1점대 성적은 기록할지 모른다.
ERA와 FIP 둘 다 1점대를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살펴보자. 1920년 이후 두 스탯 모두에서 1점대를 기록한, 규정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다음과 같다.
| Season | Name | ERA | FIP |
| 1946 | Hal Newhouser | 1.94 | 1.96 |
| 1963 | Sandy Koufax | 1.88 | 1.85 |
| 1968 | Bob Gibson | 1.12 | 1.77 |
| 1971 | Tom Seaver | 1.76 | 1.93 |
| 2014 | Clayton Kershaw | 1.77 | 1.81 |
| 2018 | Jacob deGrom | 1.70 | 1.99 |
1920년 이후 겨우 6시즌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에는, 2014년 클레이튼 커쇼와 2018년 제이콥 디그롬이 성공했다. 1점대 FIP 시즌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인플레이 타구와는 달리, 삼진과 볼넷은 한 시즌 단위에서 운의 영향이 매우 적다. 즉, 압도적으로 뛰어난 투수만이 낮은 FIP를 기록할 수 있다. 1920년 이후 1점대 FIP 투수는 다음과 같다.
| Season | Name | ERA | FIP |
| 1946 | Hal Newhouser | 1.94 | 1.96 |
| 1963 | Sandy Koufax | 1.88 | 1.85 |
| 1965 | Sandy Koufax | 2.04 | 1.93 |
| 1968 | Bob Gibson | 1.12 | 1.77 |
| 1971 | Tom Seaver | 1.76 | 1.93 |
| 1984 | Dwight Gooden | 2.60 | 1.69 |
| 1999 | Pedro Martinez | 2.07 | 1.39 |
| 2014 | Clayton Kershaw | 1.77 | 1.81 |
| 2015 | Clayton Kershaw | 2.13 | 1.99 |
| 2018 | Jacob deGrom | 1.70 | 1.99 |
1960년대 샌디 쿠펙스가 2번, 2010년대 클레이튼 커쇼가 2번이다. 만약 디그롬이 이번 시즌에 다시 1점대 FIP에 성공한다면, 디그롬도 2번이 된다. 1920년 이후 가장 낮은 FIP 시즌은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1999년이었다. 어쩌면 디그롬이 이번 시즌에 이 기록을 경신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득점 환경이 시즌마다 다르기 때문에 FIP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를 위해, ERA-와 FIP-로 다시 비교해보자. ERA-/FIP-는 ERA와 FIP를 리그 평균과 파크 팩터로 조정한 값이다. 100이 평균이며, 값이 낮을수록 좋다.
1920년 이후 ERA-와 FIP-의 평균값이 낮은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편의상 단축시즌인 2020년은 제외했다.
| Rank | Season | Name | ERA- | FIP- | Avg. |
| 1 | 1999 | Pedro Martinez | 42 | 31 | 36.5 |
| 2 | 2000 | Pedro Martinez | 35 | 48 | 41.5 |
| 3 | 1994 | Greg Maddux | 37 | 54 | 45.5 |
| 4 | 1995 | Greg Maddux | 39 | 52 | 45.5 |
| 5 | 2018 | Jacob deGrom | 45 | 49 | 47.0 |
| 6 | 1997 | Roger Clemens | 45 | 50 | 47.5 |
| 7 | 1995 | Randy Johnson | 52 | 45 | 48.5 |
| 8 | 2003 | Pedro Martinez | 48 | 51 | 49.5 |
| 9 | 2014 | Clayton Kershaw | 51 | 49 | 50.0 |
| 10 | 1985 | Dwight Gooden | 44 | 58 | 51.0 |
| 11 | 1997 | Pedro Martinez | 45 | 57 | 51.0 |
| 12 | 1990 | Roger Clemens | 47 | 55 | 51.0 |
| 13 | 2009 | Zack Greinke | 48 | 54 | 51.0 |
| 14 | 2001 | Randy Johnson | 55 | 47 | 51.0 |
| 15 | 1968 | Bob Gibson | 38 | 65 | 51.5 |
| 16 | 2002 | Pedro Martinez | 50 | 54 | 52.0 |
| 17 | 1978 | Ron Guidry | 47 | 58 | 52.5 |
| 18 | 2017 | Corey Kluber | 49 | 56 | 52.5 |
| 19 | 2015 | Jake Arrieta | 45 | 61 | 53.0 |
| 20 | 2004 | Randy Johnson | 57 | 50 | 53.5 |
역시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1999년, 2000년이 역대 1, 2위이다. 그다음으로 그렉 매덕스의 시즌이 3, 4위, 그리고 디그롬의 2018년이 역대 5위에 해당한다.
한편, 2021년 디그롬의 ERA-와 FIP-는 각각 25와 23이다. 평균값 24는 1999년 마르티네스를 훨씬 뛰어넘는 역대 1위이다. 과연 디그롬의 2021년이 역대 투수 최고의 시즌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