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이정후에게 아쉬운 한 해였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부상 이전의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37경기에서 .262/.310/.331, 2홈런, 2도루, 83 wRC+, 0.2 WAR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그의 주특기인 컨택 능력에서도 타율 .262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작은 샘플 사이즈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그의 기대 타율(xBA)은 .278로 실제 타율보다 높았으며, 운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지표인 삼진 비율(K%)은 8.2%로 루이스 아라에스(4.3%)에 이어 MLB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2024년 BABIP이 .273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5년 그의 타율은 훨씬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그의 컨택 능력을 정타율(squared-up rate)로 보면 어떨까? 정타율은 타구 속도를 통해 타자의 컨택 능력을 분석하는 지표다. 이는 스윗 스팟에 공을 맞히는 능력을 측정하며, 노이즈가 적어 적은 샘플에서도 신뢰할 수 있다. 타자의 스윙 속도와 투구 속도에 기반한 최대 가능한 타구 속도와 실제 타구 속도의 비율로 정타율은 계산된다. 예를 들어, 정타율이 60%라면, 타자는 해당 스윙에서 가능한 최대 타구 속도의 60%를 얻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정타율 80% 이상의 스윙은 ‘정타 스윙(squared-up swing)’으로 간주되며, 정타 스윙 비율이 높은 타자는 컨택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아래는 2024년 MLB에서 100번 이상 스윙한 타자들의 정타 스윙 비율과 패스트 스윙 비율을 정리한 표다. 참고로, 패스트 스윙 비율(fast swing rate)은 배트 스피드가 75마일 이상인 스윙의 비율을 의미한다.
| Rank | Name | Squared-up% | Hard Swing% |
| 1 | Luis Arraez | 43.9% | 0.3% |
| 2 | Jacob Wilson | 39.7% | 0.7% |
| 3 | Steven Kwan | 38.8% | 0.4% |
| 4 | Jung Hoo Lee | 37.1% | 12.9% |
| 5 | Ernie Clement | 36.9% | 1.0% |
| 6 | Miles Mastrobuoni | 36.4% | 2.3% |
| 7 | Austin Martin | 36.4% | 1.1% |
| 8 | Mookie Betts | 35.8% | 9.8% |
| 9 | José Fermín | 35.8% | 0.0% |
| 10 | Maikel Garcia | 35.6% | 10.8% |
| 11 | Ildemaro Vargas | 35.6% | 8.4% |
| 12 | Willie Calhoun | 35.4% | 10.4% |
| 13 | Alek Thomas | 35.3% | 8.1% |
| 14 | Yasmani Grandal | 35.3% | 8.5% |
| 15 | Brendan Donovan | 35.2% | 7.2% |
| 16 | Isiah Kiner-Falefa | 35.1% | 2.2% |
| 17 | Michael Stefanic | 34.4% | 0.6% |
| 18 | Anthony Rendon | 34.0% | 1.9% |
| 19 | Keibert Ruiz | 33.9% | 1.0% |
| 20 | Jose Trevino | 33.9% | 3.6% |
이정후는 37.1%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이는 루이스 아라에스(.314)와 스티븐 콴(.292)의 높은 타율을 고려했을 때, 이정후의 컨택 능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경쟁력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정후의 평균 배트 스피드가 70.6마일로, 상위권 타자들 중 유일하게 70마일을 넘는다는 것이다. 보통 배트 스피드와 정타율은 반비례 관계를 보이지만, 이정후는 강한 스윙을 하면서도 정교한 컨택을 유지했다. 그의 패스트 스윙 비율은 12.9%로, 아라에스(0.3%)와 스티븐 콴(0.4%)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타자임을 나타낸다.
이정후는 강한 타구와 정교한 컨택을 모두 겸비한 독특한 타자로, 그의 2025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