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가 스윙을 할 때 배트는 포수 쪽에서부터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곡선을 그린다. 이 복잡한 궤적을 수치화할 수 있을까? 톰 탱고(Tom Tango)는 최근 스탯캐스트의 배트 트래킹 데이터를 활용해 스윙 경로의 ‘부드러움(smoothness)’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분석의 핵심은 배트가 지나가는 경로를 시간 단위로 잘게 나누고, 각 순간마다 배트가 이루는 스윙 평면(swing plane) 을 계산하는 데 있다. 이때 스윙 평면이란, 배트가 지나간 방향을 기준으로 정의되는 평면이다.
평면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점이 필요하다. 이는 배트가 지나간 궤적 중 가까운 위치에 있는 세 좌표로부터 만들어진다. 이 세 점으로부터 두 벡터를 만들고, 이 벡터의 외적(cross product)을 구하면, 해당 평면에 수직인 법선 벡터(normal vector) 를 얻을 수 있다. 각 시점의 스윙 평면에서 이 벡터를 계산한 뒤, 두 벡터 사이의 각도 차이를 측정하면 스윙 경로가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톰 탱고는 이 각도 차이가 작을수록 스윙이 부드럽고 일관되며, 클수록 중간에 스윙 경로가 꺾이거나 조정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이 방법을 통해 선수별 스윙 부드러움을 정량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프레디 프리먼은 가장 부드러운 스윙을 가진 타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스윙 중 44%는 평면 간 각도 차이가 2도 이하였고, 85%는 5도 이하였다. 매우 일관되고 안정적인 스윙 경로를 보여주는 예다. 골프 선수처럼 정밀한 컨트롤이 가능한 스윙이라는 평가다.
반면 라몬 라우레아노는 스윙 중간에 경로가 크게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그의 스윙 중 57%는 평면 간 각도 차이가 20도에서 30도에 달했고, 15%는 30도 이상이기도 했다. 언뜻 보면 불안정한 스윙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역시 한 가지 스타일일 수 있다. 실제로 라우레아노는 136 wRC+의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예외도 있다. 루이스 아라에즈와 스티븐 콴은 스윙이 느린 대신, 스윙 중간에 의도적으로 경로를 조정하는 타자들이다. 이들은 공에 정확히 맞추기 위해 중간에 궤도를 바꾸는 능력이 있으며, 이 때문에 스윙이 부드럽지 않아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결국 이 분석은 스윙의 ‘좋고 나쁨’을 단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각 선수의 스윙 스타일과 철학을 정량적인 기준으로 비교하고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프리먼처럼 한결같은 스윙도, 아라에즈처럼 유연한 스윙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유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