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0일 현재, 시카고 컵스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PCA)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까지 성적은 타율 .279, 출루율 .378, 장타율 .550, OPS .928, 31홈런, 31도루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리그 최고 수준의 중견수 수비까지 더해지며 WAR 역시 8을 넘어 내셔널리그 MVP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30홈런-30도루를 모두 달성하며 2년 연속 30-30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그런데 PCA가 달성한 것은 단순한 30-30이 아니다. 그가 진정으로 도전하고 있는 기록은 ’30-30-30’이다. 여기서 마지막 30은 홈런이나 도루가 아니라 OAA(Outs Above Average) 30을 의미한다. OAA는 스탯캐스트가 측정하는 수비 지표로, 평균적인 야수보다 몇 개의 아웃을 더 만들어냈는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홈런과 도루가 공격과 주루를 대표하는 숫자라면, OAA는 현대 야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수비력의 대표 숫자다. 그는 현재 OAA 23을 기록 중이며, 현재 페이스상 시즌 OAA 3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홈런과 도루 조합은 팬들에게 익숙하다. 20-20, 30-30, 40-40, 그리고 2024년 오타니 쇼헤이가 달성한 50-50까지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OAA를 추가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공격과 주루만이 아니라 수비까지 모두 최고 수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공수주 완전체’만이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다.
실제로 2016년 이후 홈런 20개, 도루 20개, OAA 20을 동시에 달성한 시즌은 지금까지 단 다섯 번뿐이었다.
| 시즌 | 선수 | HR | SB | OAA | WAR |
|---|---|---|---|---|---|
| 2018 | Francisco Lindor | 38 | 25 | 21 | 7.79 |
| 2019 | Francisco Lindor | 32 | 22 | 24 | 6.06 |
| 2025 | Bobby Witt Jr. | 23 | 38 | 24 | 8.00 |
| 2025 | Pete Crow-Armstrong | 31 | 35 | 21 | 5.37 |
| 2026 | Pete Crow-Armstrong | 31 | 31 | 23 | 8.25 |
이 명단을 보면 왜 20-20-20이 특별한지 금방 알 수 있다. 린도어는 클리블랜드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MVP 후보였고, 바비 위트 주니어는 현존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PCA는 이미 두 시즌 연속 이 기록을 달성하며 자신의 이름을 이들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기록을 작성한 선수들은 단순히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 슈퍼스타들이었다.
20-20-20의 가치는 WAR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다섯 시즌의 평균 WAR는 무려 7.09였다. 비교를 위해 홈런 20개와 도루 20개만 달성한 시즌들의 평균 WAR를 계산해 보면 약 4.7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30홈런-30도루 시즌의 평균 WAR는 약 6.8이었다. 즉, 평균적으로 보면 20-20-20 시즌은 일반적인 30-30 시즌보다도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냈다.
이는 OAA 20이 얼마나 어려운 기록인지를 보여준다. 홈런 20개를 기록하는 선수는 한 시즌에 100명 안팎이 나오고, 도루 20개 역시 수십 명이 달성한다. 하지만 OAA 20은 매년 많아야 몇 명뿐이다. 다시 말해 홈런을 10개 더 치거나 도루를 10개 더 하는 것보다, OAA를 2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OAA 30은 어떨까. 이것은 또 다른 차원의 기록이다. 역사적으로도 OAA 30에 도달한 시즌은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으며, 대부분 역사적인 수비 시즌으로 기억된다. 30홈런이나 30도루는 거의 매년 여러 명이 달성하지만, OAA 30은 그렇지 않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조차 평생 한 번 기록하기 어려운 숫자다.
현재 PCA는 홈런과 도루에서는 이미 30-30을 달성했다. 이제 남은 것은 OAA 30이다. 만약 시즌 막판까지 지금과 같은 수비력을 유지하며 OAA 30까지 도달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30-30-30′ 시즌이 탄생하게 된다. 공격과 주루, 그리고 수비까지 모두 최고 수준임을 하나의 숫자로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올어라운드 시즌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