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은 애런 저지와 칼 랄리의 맞대결로 압축된다. 7월 12일 기준으로 애런 저지는 타율 .354, 출루율 .462, 장타율 .725, 34홈런, 79타점, 216 wRC+, 7.1 WAR를 기록 중이다. 칼 랄리 역시 .264/.377/.645의 슬래시라인, 38홈런, 81타점, 181 wRC+, 6.2 WAR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올리고 있다.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선수 모두 역사적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7.1과 6.2 WAR는 풀시즌 성적으로도 MVP 후보에 오를 만한 수치이다. 그렇다면 과거에도 이처럼 전반기에만 6 WAR 이상을 기록한 사례가 얼마나 있었을까? 2000년 이후 전반기 WAR이 6 이상이었던 시즌은 단 10번에 불과하다. 두 선수의 2025년도 기록을 포함한 순위는 다음과 같다.
| 순위 | 선수 | 연도 | 전반기 WAR |
|---|---|---|---|
| 1 | 애런 저지 | 2025 | 7.1 |
| 2 | 배리 본즈 | 2002 | 6.7 |
| 3 | 무키 베츠 | 2018 | 6.6 |
| 4 | 미겔 카브레라 | 2013 | 6.4 |
| 5 | 마이크 트라웃 | 2018 | 6.3 |
| 5 | 배리 본즈 | 2004 | 6.3 |
| 7 | 애런 저지 | 2024 | 6.2 |
| 7 | 칼 랄리 | 2025 | 6.2 |
| 9 | 다린 어스태드 | 2000 | 6.1 |
| 10 | 오타니 쇼헤이 | 2023 | 6.0 |
애런 저지의 2025년 전반기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전반기 WAR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역사적인 전성기를 구가한 배리 본즈의 전반기 성적보다도 앞선다. 단순히 개인 커리어 하이일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힐 만한 전반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MVP 수상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바로 칼 랄리라는 또 다른 괴물 타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랄리는 현재 전반기 WAR 6.2를 기록 중인데, 이는 2000년 이후 기준 8위에 해당한다. 2024년 애런 저지가 기록한 페이스와 유사하다. 당시 저지는 풀시즌 WAR 11.3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즉, 현재 랄리의 페이스는 그 수준에 근접하며, 저지와 대등한 MVP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상대라고 볼 수 있다.
애런 저지는 MVP 수상 과정에서 언제나 강력한 경쟁자들과 맞붙어야 했다. 2022년에는 9.2 WAR의 오타니, 2024년에는 10.4 WAR의 바비 위트 주니어를 제쳤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칼 랄리라는 또 다른 위협과 싸우고 있다. 어쩌면 이번이 가장 치열한 대결일지 모른다.
참고로 위 표에 나온 시즌 중 2025년을 제외하면, 다음의 선수들은 해당 시즌에 MVP를 수상했다: 2002년 배리 본즈, 2018년 무키 베츠, 2013년 미겔 카브레라, 2004년 배리 본즈, 2024년 애런 저지, 2023년 오타니 쇼헤이. 반면, 2018년 마이크 트라웃과 2000년 다린 어스태드는 MVP를 수상하지 못했다. 트라웃은 베츠에게 밀려 2위에 그쳤고, 어스태드는 후반기 부진으로 인해 최종 순위 8위에 머물렀다.
과연 애런 저지는 2025년에도 또 하나의 전설적인 시즌을 완성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대업을 이뤄내기 위해 역대급 성적의 칼 랄리를 넘어설 수 있을까? 시즌 후반기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