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로 선정한 MLB 필즈상

필즈상은 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일정한 나이 제한을 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미 커리어를 완성한 거장에게 주어지는 상이라기보다, 젊은 나이에 학문적 지형을 바꾼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나이 제한을 두는 이유는 분명하다. 과거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위대한 커리어까지 함께 인정하는 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에도 비슷한 개념의 상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매년 최고의 선수를 뽑는 MVP와는 다르게, 젊은 나이에 가장 강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를 선정하는 상이다. 이를 가칭 MLB 필즈상이라고 부르자.

문제는 나이 제한이다. 충분히 젊어야 하고, 동시에 이미 리그를 지배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도 갖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 선수의 전성기는 대략 만 27세 전후로 알려져 있다. 만 27세 시즌은 기량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면서도, 앞으로의 커리어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시점이다. 따라서 수상 대상을 만 27세 시즌으로 제한한다면, 젊은 나이에 진짜 천재를 가려낸다는 취지에 잘 부합한다.

이 기준에 따라 WAR을 기준으로 2000년부터 2025년까지의 MLB 필즈상 수상자를 선정하면 다음과 같다.

연도이름나이WAR
2000Alex Rodriguez249.5
2001Alex Rodriguez257.8
2002Alex Rodriguez2610.0
2003Albert Pujols239.5
2004Adrian Beltré259.7
2005Albert Pujols257.7
2006Albert Pujols268.1
2007David Wright248.4
2008Brian McCann248.3
2009Zack Greinke258.7
2010Evan Longoria247.5
2011Jacoby Ellsbury279.5
2012Mike Trout2010.1
2013Mike Trout2110.1
2014Mike Trout228.3
2015Bryce Harper229.3
2016Mike Trout248.6
2017Aaron Judge258.7
2018Mookie Betts2510.2
2019Alex Bregman258.3
2020Fernando Tatis Jr.213.3
2021Shohei Ohtani268.0
2022Shohei Ohtani279.2
2023Ronald Acuña Jr.259.2
2024Bobby Witt Jr.2410.5
2025Bobby Witt Jr.258.0

알렉스 로드리게스, 앨버트 푸홀스, 마이크 트라웃처럼 위대한 커리어를 남긴 선수들이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다. 트라웃은 만 20세(!) 시즌부터 무려 네 차례 수상하였고, 로드리게스와 푸홀스도 각각 세 차례씩 선정되었다. 최근에는 오타니 쇼헤이와 바비 위트 주니어가 두 차례씩 수상하며 새로운 세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상은 단순히 그 해 최고의 성적을 낸 선수를 기리는 상이 아니다. 젊은 나이에 이미 리그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선수, 그리고 향후 10년 이상의 커리어를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조기 인증서에 가깝다.

한편 바비 위트 주니어는 아직 두 시즌의 수상 기회가 더 남아 있다. 추가 수상이 가능할까, 아니면 또 다른 이름이 등장할까.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후안 소토 등 경쟁자들도 충분히 강력하다. 앞으로 이 가상의 MLB 필즈상이 어떤 선수의 이름으로 채워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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