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 낮은 PCA의 특별한 2025 시즌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 있지만, 시카고 컵스의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Pete Crow-Armstrong, 이하 PCA)은 여전히 2025 시즌에 놀라운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8월 10일 기준으로 PCA는 타율 .258, 출루율 .295, 장타율 .528을 기록 중이며, 127 wRC+, 27홈런, 29도루, 5.6 WAR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쌓았다. 이런 활약 덕분에 그는 여전히 2025 내셔널리그 MVP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출루율이 .295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MVP급 WAR를 기록하는 선수는 대개 출루율이 높다. 그러나 PCA는 낮은 출루율에도 불구하고 5.6 WAR라는 높은 기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장타력, 주루 능력, 그리고 중견수로서의 뛰어난 수비 기여가 결합한 결과다. 즉, 출루 횟수 자체는 적지만, 한 번 출루했을 때 팀 승리에 기여하는 가치가 매우 큰 선수라는 의미다.

야구에서 출루는 가장 기본적이고 귀한 공격 자원으로 여겨진다. 적은 출루 횟수로 많은 승리 기여를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과거에도 이런 유형의 시즌이 있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지표를 생각해볼 수 있다.

WAR/TOB = WAR / (H + BB) × 200

여기서 H+BB는 안타와 볼넷의 합, 즉 출루 횟수를 의미하며, WAR/TOB는 약 200번 출루했을 때 예상되는 WAR를 나타낸다. 이 지표는 평균적인 풀타임 출루 규모를 가정했을 때, 선수의 승리 기여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값이 높을수록 출루 1회당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다음은 2000년 이후 단일 시즌에서 WAR/TOB가 가장 높은 사례다:

순위시즌선수WARH+BBWAR/TOB
12025Pete Crow-Armstrong5.601358.29
22012Mike Trout10.062498.08
32012Buster Posey9.772477.91
42008Brian McCann8.292107.89
52004Scott Rolen9.032297.88
62024Bobby Witt Jr.10.472687.81
72018Mookie Betts10.192617.80
82022Aaron Judge11.102887.71
92004Adrian Beltré9.682537.65
102001Barry Bonds12.483337.49
112013Yadier Molina7.151917.49
122020Fernando Tatis Jr.3.31897.45
132022J.T. Realmuto6.651807.39
142010Josh Hamilton8.422297.35
152012Yadier Molina7.492047.35
162002Alex Rodriguez10.042747.33
172002Barry Bonds12.693477.31
182003Barry Bonds10.202817.26
192009Ben Zobrist8.692407.25
202024Aaron Judge11.313137.23

PCA의 WAR/TOB는 8.29로, 2000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200회 출루 기준으로 8.29 WAR를 올린다는 것은, 평균 출루율을 가진 선수가 이 정도의 승리 기여를 한다는 가정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인상적인 수치다.

2위는 2012년의 마이크 트라웃이다. 당시 트라웃은 데뷔 첫 풀타임 시즌에 30홈런-49도루를 기록했고, 타격과 주루, 수비를 모두 겸비한 이른바 ‘5툴 플레이어’의 전형적인 시즌을 보냈다. 3위 버스터 포지는 같은 해 포수로서 리그 최고의 타격 성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포수 수비와 프레이밍에서 엄청난 가치를 더했다. 4위 브라이언 맥캔과 5위 스콧 롤렌 역시 포수·3루수라는 수비 난이도 높은 포지션에서 공수 양면의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흥미롭게도 이 상위권에는 타격만으로 승리 기여를 쌓은 전형적인 슬러거보다는, 공격과 수비, 주루를 모두 갖춘 다면형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포수나 중견수, 3루수처럼 수비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포지션에서 이런 기록이 잘 나오는 경향을 보인다. PCA가 2025년에 보여주는 모습은 이런 역사적 패턴과 맞닿아 있다. 그는 많은 출루를 하지 않더라도, 한 번의 출루가 홈런이나 추가 진루, 주루 압박, 그리고 광범위한 수비 범위로 이어지면서 팀 승리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결국 PCA의 2025 시즌은 ‘출루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역사적인 시즌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출루율이나 장타율로는 설명하기 힘든, 출루 한 번 한 번의 가치가 극대화된 시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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