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는 GOAT가 될 수 있을까? 표면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아 보인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이제 겨우 여덟 시즌을 보냈고, 현재까지의 커리어 누적 성적은 다음과 같다. 타격에서는 .282/.374/.582의 슬래시라인과 280홈런, 669타점, 156 wRC+, 36 WAR를 기록 중이며, 투수로는 39승 20패, 평균자책점 3.00, 670탈삼진, 13.7 WAR를 쌓았다. 모두 뛰어난 성적이지만, 전통적인 GOAT 후보들과 비교하면 누적치가 크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그의 나이는 이미 서른한 살이다. 앞으로 몇 년 더 활약한다 하더라도 단순 누적 성적으로는 GOAT의 기준에 닿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그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GOAT 논쟁의 중심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완성된 투타겸업 선수이기 때문이다.
오타니 이전에도 투타겸업의 상징이 있었으니, 바로 베이브 루스다. 하지만 루스가 양쪽 모두에서 주전급 역할을 했던 시기는 사실상 1918년과 1919년 두 시즌뿐이다. 이후 루스는 거의 전적으로 타자에 집중했다. 반면 오타니는 현대야구처럼 분업이 극단적으로 세분화된 환경에서 양쪽 모두를 최고 수준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 이미 루스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난이도다.
야구의 두 핵심 축은 공격과 투구이다. 타석에서 득점을 만드는 능력과 마운드에서 실점을 억제하는 능력은 팀 승리와 직결된다. 리틀리그나 아마추어 야구에서는 최고의 재능이 투타를 겸업하는 것이 흔하지만, 프로로 올라갈수록 인체의 한계를 이유로 한 가지 방향으로 특화된다. 오타니는 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준에서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GOAT 논쟁에서 거론될 자격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자연스러운 질문이 하나 생긴다. “투타겸업의 가치는 이미 WAR에 모두 반영되는 것 아닌가?”
표면적으로는 맞다. 오타니의 통산 WAR는 타자로 36, 투수로 13.7로 총 49.7 WAR이다. WAR는 대체 수준 선수들과 비교해 얼마나 더 많은 승리를 가져왔는지를 계산하는 지표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있다. 오타니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인데, WAR는 대체 타자 1명과 대체 투수 1명을 동시에 기준점으로 사용한다. 이는 팀에서의 효율성을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만, 선수의 ‘실력’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할 수 있다.
현대 야구에서 대체 수준의 포지션 플레이어가 대체 수준의 투수 역할을 겸업해 기여하는 일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두 능력을 모두 갖춘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애런 저지가 한 시즌 100이닝을 ERA 4.5~5.0 수준으로 던지고, 폴 스킨스가 500타석에서 OPS 0.6~0.7 정도를 기록한다고 가정해보자. 두 선수 모두 그 보조 역할의 WAR는 거의 0에 가깝겠지만, “야구를 잘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분명히 추가적인 근거를 갖게 된다.
대체 수준 타자는 600타석 기준으로 대략 50-60 wRC(wRC+가 아니다!)의 생산이 기대된다. 오타니 WAR에는 이 두 명의 대체 선수 성적이 모두 차감되어 있다. 만약 한 명의 대체 성적만 빼고 평가한다면 그의 총 WAR는 약 5-6승 증가할 수 있다. 즉, 현재의 WAR는 오타니의 실제 실력과 그가 사람들에게 주는 충격적 체감 가치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셈이다. 순수하게 실력으로만 평가한다면 그는 이미 GOAT 그 자체이다.
오타니가 GOAT 논쟁에 오르는 또 중요한 이유는 그의 임팩트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오타니가 남긴 흔적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그는 이 5년 동안 무려 네 번의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고, 한 번은 MVP 2위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네 번 이상 MVP를 받은 선수는 배리 본즈가 유일하며, 만장일치 MVP를 두 번 이상 받는 것조차 오타니가 최초다. 이 기간 동안 오타니의 존재감은 2001~2004년 배리 본즈만이 비견될 정도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LA 다저스로 이적 후 2024-2025년 월드시리즈 백투백 우승을 이끌었는데, 이는 25년 만에 새로운 왕조의 탄생을 의미했다. 오타니가 이적하자마자 팀의 격 자체가 달라졌다는 인상을 남겼다.
단일 경기 퍼포먼스의 임팩트는 더욱 압도적이다. 2024년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경기에서 그는 6타수 6안타, 3홈런, 2도루, 5장타를 기록했고, RE24 지표는 9.74로 단일 경기 기준 역대 최고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단일 경기였다. 여기에 더해 2025년 NLCS 4차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에 3타수 3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이 정도의 퍼포먼스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누적 기록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비교할 ‘투타겸업 선수’가 전무하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다. 타자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39승은 약 78홈런의 가치(승리 1개를 단순 2홈런으로 환산한다면)이고, 따라서 오타니는 사실상 358홈런을 기록한 셈이 된다. 반대로 투수 성적으로 환산하면 280홈런은 약 140승의 가치를 의미하고, 오타니는 약 179승을 기록한 셈이 된다. 그가 커리어의 정점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누적치는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그가 만약 통산 500홈런과 100승을 달성한다면, 이는 대략 타자의 700홈런 또는 투수의 350승과 비견될만한 업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커리어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서른한 살일 뿐이며, 정상급 활약을 몇 시즌만 더 지속해도 그의 누적 성적과 임팩트는 전례 없는 레벨로 도달하게 된다. 배리 본즈의 MVP 횟수를 따라잡는 일은 현실적인 목표이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더 추가할 가능성도 높다. WBC에서 보여준 임팩트까지 포함하면 그의 전반적인 스포츠적 상징성은 이미 현대 야구 최정상에 가 있다.
만약 그가 지금의 수준을 몇 년 더 이어간다면, 오타니는 단순히 한 시대를 지배한 선수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야구 역사 그 자체를 재정의한 선수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GOAT라는 호칭은 논쟁이 아니라 사실이 된다.
다저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는 미 유명 스포츠 방송인 Stephen A. Smith 와의 인터뷰에서 “누적때문에 오타니는 GOAT이 아니라는 의견을 이해한다. 다만 나는 오타니의 메이저 8년만으로도 그가 GOAT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고,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오타니가 다저스에서 활약하기 이전인(6년간의 메이저 커리어) 24시즌 전에도 이대호와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역대 최고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CC Sabathia는 21년 단 한시즌만으로도 오타니가 역대최고라며 그때부터 주장했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