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애런 저지는 다시 한 번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미 2022년의 62홈런 시즌과 2024년 그 이상의 활약을 통해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입증했던 그는, 또 한 번 상상 이상의 시즌을 써내려가고 있다. 3월과 4월을 통틀어 저지는 타율 .422, 출루율 .518, 장타율 .759, OPS 1.277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적을 기록했고, 10홈런 31타점에 wRC+는 무려 261에 달한다. WAR은 벌써 3.1로, 2위인 코빈 캐롤의 WAR 2.0과 큰 격차를 보이며 리그 최고의 타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한 달에 3 WAR 이상을 쌓는 것은 거의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대부분의 올스타급 타자들이 한 시즌 내내 기록하는 WAR이 4~5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1 WAR만 기록해도 뛰어난 성적이고, 2 WAR 이상은 역사에 남을 활약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저지의 2025년 3월과 4월의 퍼포먼스는 정말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수준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역사 속에서 단 한 달간 전설적인 활약을 펼쳤던 사례들을 살펴보자. 팬그래프나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공식적인 월간 WAR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OPS, 타율, 홈런, 타점 등의 종합적 지표를 기반으로 하여 대략적인 추정치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겼다. 5위부터 1위까지 살펴보자.
5위: 무키 베츠의 2023년 8월
5위는 무키 베츠의 2023년 8월이다. 이 시기 베츠는 타율 .455, 출루율 .516, 장타율 .839로 OPS 1.355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약 3.1 WAR가 예상된다. 홈런 11개에 30타점, 30득점을 올리며 매 경기마다 공격의 중심이 되었고, 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8월의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6월과 7월에도 OPS가 각각 1.037과 1.011로 대단했지만, 8월에는 모든 것을 넘어서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다만 시즌 후반에 성적이 다소 하락하면서 MVP 투표에서는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 달만큼은 야구 역사에서 손꼽히는 퍼포먼스였다.
4위: 테드 윌리엄스의 1941년 8월
4위는 테드 윌리엄스의 1941년 8월이다. 그는 그 해 8월 한 달 동안 타율 .402, 출루율 .592, 장타율 .757을 기록하며 OPS 1.349를 올렸다. 약 3.1 WAR가 예상된다. 여기에 10홈런 26타점의 성적을 곁들였다. 윌리엄스는 전성기 내내 압도적인 타격 능력을 보여줬으며, 1941년엔 타율 .406으로 시즌을 마무리해 지금까지도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이 해 그는 10.4 WAR를 기록했지만,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라는 역사적인 기록에 가려 MVP 투표에서는 2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윌리엄스의 8월은 당대 최고의 컨택과 선구안을 모두 보여준 한 달이었다.
3위: 베이브 루스의 1923년 7월
3위는 1923년 7월의 베이브 루스다. 그 달 루스는 타율 .460, 출루율 .571, 장타율 .865로 OPS 1.436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남겼다. 약 3.4 WAR가 예상된다. 10홈런과 27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고, 8월에도 OPS 1.435로 활약을 이어갔다. 이 시즌 그는 14.1 WAR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고, 이는 그가 남긴 수많은 기록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시즌으로 평가된다. 루스는 단순한 홈런 타자를 넘어, 출루 능력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2위: 배리 본즈의 2001년 9&10월
2위는 배리 본즈의 2001년 9월과 10월이다. 그 기간 동안 본즈는 타율 .403, 출루율 .607(?), 장타율 1.078(?)로 OPS 1.685(?)를 기록하며 리그를 초토화시켰다. 약 3.7 WAR가 예상된다. 16개의 홈런과 25타점을 기록했고, 투수들은 그를 피하기에 급급했다. 특히 출루율 6할을 넘겼다는 점은 당시 본즈가 거의 매 타석 출루했음을 의미하며, 장타율이 1을 넘었다는 점은 그가 얼마나 많은 장타를 만들어냈는지를 말해준다. 같은 시즌 5월에도 타율 .369, 출루율 .547, 장타율 1.036(?)으로 OPS 1.583(?), 17홈런 30타점을 기록해 또 다른 전설적인 한 달을 만들었다. 결국 본즈는 73홈런이라는 역대 단일 시즌 홈런 신기록과 함께 11.9 WAR를 기록하며 MVP를 수상했다.
1위: 오타니 쇼헤이의 2023년 6월
1위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의 2023년 6월이다. 이 달 오타니는 타자로서 타율 .394, 출루율 .492, 장타율 .952로 OPS 1.444를 기록하며 15개의 홈런과 29타점을 올렸다.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월간 퍼포먼스 1위 후보지만, 그는 동시에 선발투수로도(?) 5경기에 등판해 30.1이닝을 던지고 2승 2패, 평균자책점 3.26, 9이닝당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약 3.5 WAR가 예상된다. 단 한 달 동안 투타 모두에서 리그 정상급의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이례적이고도 위대한 한 달로 평가받는다. 오타니는 이 해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진 못했지만, 타자로(?) OPS 1.066에 44홈런, 투수로(?)는 10승 5패 ERA 3.14의 성적으로 10 WAR를 기록하며 만장일치 MVP를 거머쥐었다.
결론적으로 애런 저지의 2025년 3월과 4월 성적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손꼽힐 만큼 압도적이다. 단기간에 3 WAR 이상을 쌓은 것은 엄청난 성취이며, 이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2024년 시즌조차 능가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사례들처럼, 역사 속에는 그보다도 더 극적인 한 달을 보낸 선수들이 존재한다. 특히 오타니의 투타 겸업 월간 퍼포먼스는 단순한 타격 성적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기준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