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포스트시즌이 열릴 때면 늘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정규시즌에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라도, 가을 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정규시즌엔 평범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선수도 있다. 그렇다면 통계적으로, ‘플레이오프형 선수’는 정말 존재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0년 이후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시즌별 데이터를 분석했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각각에서 2년 연속으로 10타석 이상을 기록한 시즌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각 선수의 wRC+를 활용했다. 분석은 세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첫째, 전년도 정규시즌의 wRC+와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 wRC+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만약 일정한 타격 능력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전년도 정규시즌 성적이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 퍼포먼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상관계수는 약 0.20으로 나타났다. 약한 수준이지만, 당연히 양의 관계가 있었다. 즉, 정규시즌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준 선수일수록 그 다음 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비교적 나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있었다. 참고로, 샘플 수는 678개이다.
둘째, 전년도 플레이오프 성적이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에 얼마나 이어지는지 살펴보았다. 상관계수는 0.09로 나타났다. 이는 ‘플레이오프의 재현성’이 낮다는 뜻이다. 특정 해에 활약했던 선수가 다음 해에도 같은 무대에서 비슷한 성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참고로, 샘플 수는 678개이다.
셋째, 같은 시즌 내에서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wRC+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상관계수는 0.19로, 생각보다 낮았다. 즉, 같은 해에 정규시즌에서 아무리 잘했던 선수라도, 그 성적이 플레이오프에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참고로, 샘플 수는 2034개이다.
이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각 구간의 타석 수를 살펴보면 이유가 명확해진다. 정규시즌의 평균 타석 수는 약 500타석 이상인 반면, 플레이오프는 평균 30여 타석에 불과했다. 타석 수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는 운이나 상황 요인에 의해 성적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즉, 플레이오프 성적은 단기 변동성이 매우 크며, 장기적 실력보다는 작은 표본에서 생기는 확률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예측을 위해서는 샘플 수가 적은 포스트시즌 성적보다는 샘플 수가 많은 정규시즌 성적을 더 신뢰하는게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유난히 잘하는 선수’라는 개념은 데이터상으로 쉽게 확인되지는 않는다. 일부 인상적인 선수들이 있더라도, 이는 적은 샘플로 인한 우연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