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확인한 것처럼, 2025년 투수들의 Stuff+, Location+과 ERA의 상관관계를 확인해 보면 각각 -0.429와 -0.235로 나타난다. 이는 투수의 구위가 실제 ERA를 제구보다 더 잘 설명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소 다르게, 적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투수 집단에서는 제구보다 구위가 성적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 결과는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들, 즉 비교적 우수한 투수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다. 그렇다면 투수의 범위를 더 넓히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투수의 이닝 구간에 따른 상관관계는 다음과 같다.
| IP 구간 | 샘플수 | Stuff+ vs ERA | Location+ vs ERA |
|---|---|---|---|
| 0–50 | 534 | -0.214 | -0.143 |
| 50–100 | 212 | -0.298 | -0.069 |
| 100–150 | 57 | -0.305 | -0.356 |
| 150–200 | 67 | -0.482 | -0.050 |
Stuff+는 이닝이 늘어날수록 ERA를 더 잘 설명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150이닝 이상 구간에서는 상관계수가 -0.482에 이른다. 많은 이닝을 소화할수록 운의 영향은 점차 희석되고, 투수의 본질적인 능력이 성적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이 구간에서 구위와 ERA의 관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성적을 지배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반면 Location+는 100–150이닝 구간에서 가장 높은 상관계수(-0.356)를 기록했다. 이닝이 어느 정도 쌓이면 제구 능력 역시 ERA를 설명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150이닝 이상 구간에서는 상관관계가 거의 사라진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제구력을 갖춘 투수들 사이에서는, 결국 구위의 차이가 성적을 가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선발투수와 구원투수로 나누어 보면 구조는 조금 더 선명해진다. 먼저 선발투수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IP 구간 | 샘플수 | Stuff+ vs ERA | Location+ vs ERA |
|---|---|---|---|
| 0–50 | 191 | -0.188 | -0.115 |
| 50–100 | 59 | -0.097 | -0.273 |
| 100–150 | 54 | -0.405 | -0.307 |
| 150–200 | 62 | -0.463 | -0.139 |
100이닝 미만의 선발투수 구간에서는 Stuff+와 Location+가 모두 ERA와 일정 수준의 관계를 보인다. 특히 50–100이닝 구간에서는 Location+의 상관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제구력이 뒷받침되어야 로테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표본이 작고 이닝이 적기 때문에 운의 영향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100이닝을 넘어서는 순간, Stuff+의 설명력이 빠르게 커진다. 100–150이닝과 150–200이닝 구간에서 Stuff+는 각각 -0.405, -0.463의 상관을 보인다.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책임질수록 구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는 결과다.
구원투수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IP 구간 | 샘플수 | Stuff+ vs ERA | Location+ vs ERA |
|---|---|---|---|
| 0–50 | 569 | -0.223 | -0.153 |
| 50–100 | 144 | -0.137 | -0.034 |
구원투수의 경우 전반적으로 Stuff+가 Location+보다 ERA를 더 잘 설명한다. 특히 0–50이닝 구간에서 그 차이가 뚜렷하다. 구원투수는 짧은 이닝 동안 최대의 퍼포먼스를 발휘해야 하는 역할이므로, 순간적인 구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0–50이닝 구간에 표본이 많이 분포해 있어 통계적 노이즈가 일정 부분 상쇄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종합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제구를 갖추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는, 장기적인 성적을 결정짓는 요인은 로케이션보다는 구위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닝이 많아질수록, 즉 샘플이 커질수록 그 경향은 더욱 명확해진다. 제구는 기본 조건일 수 있지만, 뛰어난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구위가 성적을 지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데이터는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