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의 사이영상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종류의 WAR가 실제 기자들의 투표 결과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단일 지표 중에서는 fWAR가 가장 높은 설명력을 보였고, 두 지표를 결합한 경우에는 fWAR와 RA9-WAR를 평균한 값이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현대의 사이영상 투표가 단순히 ERA와 실점만 보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FIP 기반의 투구 내용만 보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한 가지 궁금증이 남는다. 정말로 두 지표를 정확히 50:50으로 섞는 것이 최선일까? 혹시 기자들은 투구 내용과 실제 결과 중 어느 한쪽을 조금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글에서는 그 질문에 답해보고자 한다.
분석 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2023~2025년 AL·NL 사이영상 투표에서 표를 받은 투수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새로운 지표를 정의했다.
여기서 w를 0부터 1까지 변화시키면서 실제 사이영상 투표 순위와의 스피어만 순위 상관계수를 계산했다. 다시 말해, 어떤 비율로 두 지표를 섞었을 때 기자들의 실제 투표 결과를 가장 잘 재현할 수 있는지를 찾는 과정이다.
스피어만 순위 상관계수를 사용한 이유는 사이영상 투표가 본질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WAR가 1 증가할 때 투표 점수가 얼마나 증가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WAR가 실제 기자들의 순위를 가장 잘 재현하는지이다. 따라서 절대값보다 상대적인 순서를 평가하는 스피어만 상관계수가 적합하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fWAR 비중 | RA9-WAR 비중 | 상관계수 |
|---|---|---|
| 0.0 | 1.0 | 0.638 |
| 0.1 | 0.9 | 0.675 |
| 0.2 | 0.8 | 0.712 |
| 0.3 | 0.7 | 0.739 |
| 0.4 | 0.6 | 0.754 |
| 0.5 | 0.5 | 0.764 |
| 0.6 | 0.4 | 0.783 |
| 0.7 | 0.3 | 0.775 |
| 0.8 | 0.2 | 0.754 |
| 0.9 | 0.1 | 0.731 |
| 1.0 | 0.0 | 0.710 |
흥미롭게도 상관계수는 50:50 지점을 지나서도 계속 상승했고, fWAR 60%, RA9-WAR 40% 부근에서 최고값을 기록했다. 흥미롭게도, 보다 세밀하게 탐색해도 최적 가중치는 약 0.60 대 0.40 정도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많은 팬들은 사이영상이 결국 ERA를 중시하는 상이므로 RA9-WAR나 bWAR와 비슷한 철학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일부 세이버메트릭스 팬들은 FIP 기반의 fWAR가 투수 평가의 정답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기자들은 분명 실제 실점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2023년 블레이크 스넬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넬은 180이닝 동안 2.25 ERA를 기록하며 사이영상을 수상했지만, FIP는 3점대 중반이었고 fWAR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은 실제 실점 억제를 높게 평가했다.
반대로 2024년 잭 휠러나 2023년 스펜서 스트라이더 같은 사례를 보면 기자들이 단순히 ERA만 보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뛰어난 탈삼진 능력과 FIP 덕분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현대의 사이영상 투표는 실제 성과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모두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결과를 너무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최적 가중치가 60:40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자들이 의식적으로 60%와 40%를 적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사실은 50:50과 60:40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상관계수 역시 0.764와 0.783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실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도 충분할 것이다.
CyWAR ≈ 0.6 × fWAR + 0.4 × RA9-WAR
혹은 보다 단순하게,
CyWAR ≈ (fWAR + RA9-WAR) / 2
실제로 두 방식은 대부분의 시즌에서 매우 유사한 순위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이 지표를 현재 시즌에 적용하면 어떨까? 2026년 6월 8일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계산한 CyWAR 순위는 다음과 같다.
| 순위 | 선수 | CyWAR |
|---|---|---|
| 1 | Cristopher Sánchez | 3.74 |
| 2 | Jacob Misiorowski | 3.39 |
| 3 | Cam Schlittler | 3.20 |
| 4 | Shohei Ohtani | 2.77 |
| 5 | Davis Martin | 2.60 |
| 6 | Chase Burns | 2.40 |
| 7 | Kyle Harrison | 2.30 |
| 8 | Chris Sale | 2.20 |
| 9 | Parker Messick | 2.14 |
| 10 | Yoshinobu Yamamoto | 2.06 |
특히 눈에 띄는 선수는 오타니다. 현재 fWAR는 2점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압도적인 ERA 덕분에 RA9-WAR가 크게 상승하면서 종합 순위에서는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시즌 종료 시점까지 현재의 실점 억제 능력을 유지하면서 이닝을 쌓는다면, 실제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강력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사이영상 투표는 WAR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자들은 ERA, 탈삼진, 이닝, 승수, 팀 성적, 역사적 의미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기자들의 판단은 생각보다 일관된 패턴을 보여준다. 실제 실점과 투구 내용을 모두 고려하되, 투구 내용 쪽에 살짝 더 무게를 두는 것이다.
결국 이번 분석의 결론은 간단하다. 사이영상 투표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일 WAR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fWAR와 RA9-WAR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리고 그 비중은 대략 60:40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앞으로 사이영상 후보를 평가할 때는 두 지표를 반반 정도 섞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자들의 실제 투표 성향에 상당히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