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2013년 최고의 리드 오프였나? (2)

추신수가 2013년 최고의 리드 오프였는지 간단하게 확인해봤다. 그는 카펜터와 함께 최고의 리드 오프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보였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카펜터에 19점이나 뒤진 107점의 득점을 기록했다. 리드 오프의 주 목적이 득점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둘은 후속 타자로부터 받는 득점 지원에 크게 차이가 있었다. 2번 타자의 타격 지원이 빈곤했던 탓에, 추신수는 카펜터보다 훨씬 더 불리한 상황에서 득점을 올렸던 것이다. 만약 두 선수가 후속 타자로부터 비슷한 지원을 받았다면, 누가 더 많은 득점을 올렸을까? 이를 위해 평균적인 타선 지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둘의 득점을 예상해보자.

타자는 1루에 출루했을 때 약 30%의 비율로 득점에 성공한다. 따라서 1루타, 볼넷, 사구 등으로 타자가 출루했을 때, 0.3의 가중치를 부여해서 득점을 부여한다. 이런 식으로 2루타와 3루타에 대해서도 가중치를 달리하여 계산하면 아래의 수식을 얻을 수 있다.

  • xR = 0.3 x ( 1B + BB + HBP – SB – CS ) + 0.45 x ( 2B + SB ) + 0.6 x ( 3B ) + HR + UBR

도루를 실패하면 출루를 못한 것과 동일하므로, 이를 수식에 포함시킨다. 2루에 있을 때는 약 45%, 3루에 있을 때는 약 60%의 확률로 득점에 성공하므로 각각 .45와 .60의 가중치를 부여한다. (수식의 단순함을 위해 0.2, 0.45, 0.6의 가중치를 부여했지만, 본인의 선호에 따라 좀 더 정교한 계수로 변경 가능하다.) 홈런은 바로 득점으로 이어지므로 그냥 더한다. 또, 주루 플레이로 인한 기여도를 반영하기 위해 UBR까지 더한다. 이렇게 xR로 비교했을 때, 앞서 비교했던 리드 오프 선수들의 성적은 어떨까? (괄호 안은 선수의 실제 득점이다.)

  1. 추신수: 110.6 (107)
  2. 맷 카펜터: 106.9 (126)
  3. 알렉스 고든: 93.7 (90)
  4. 자코비 엘스버리: 90.4 (92)
  5. 알레한드로 데 아자: 85.8 (84)
  6. 코코 크리스프: 84.1 (93)
  7. 오스틴 잭슨: 82.8 (99)
  8. 브렛 가드너: 78.4 (81)
  9. 네이트 맥라우스: 78.2 (76)
  10. 아오키 노리치카: 77.4 (80)
  11. 데너드 스팬: 77.0 (75)
  12. 마이클 본: 67.5 (75)

기대 득점(xR)으로 살펴봤을 때, 오히려 카펜터보다 추신수가 더 높다. 추신수는 평균적인 후속 타자들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무려 110.6점의 득점이 예상됐다. 리드 오프는 일반적으로 뒤에 중심 타자들이 있으므로, 실제 득점이 예측된 xR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추신수는 오히려 득점에 있어서 약간 불운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펜터는 106.9점의 득점이 예상됐는데, 실제로는 무려 19점 더 높은 126점을 득점했다. 사실 그는 2013년 가장 득점 운(R-xR)이 좋았던 선수였다. 만일 추신수와 카펜터가 동등한 타선 지원을 받았다면, 추신수가 오히려 3~4점 더 높은 득점을 기록했을 것이다. 한편, 잭슨은 99점의 높은 득점을 올렸지만 그의 xR은 82.8로 다소 낮았다. 이것은 역시 카브레라, 필더의 뛰어난 타선 지원 효과를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참고로 실제 득점(R)과 xR 스탯과는 2013년에 상관계수가 .874로 나타난다. (규정 타석 이상의 타자들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이번에는 리드 오프를 포함한 2013년 전체 타자들의 xR 상위 랭커들을 살펴보자. (괄호 안은 실제 득점)

  1. 마이크 트라웃: 128.0 (109)
  2. 크리스 데이비스: 121.4 (103)
  3. 폴 골드슈미트: 117.6 (103)
  4. 미겔 카브레라: 117.6 (103)
  5. 조이 보토: 117.2 (101)
  6. 추신수: 110.6 (107)
  7. 앤드류 맥커친: 108.8 (107)
  8. 맷 카펜터: 106.9 (126)
  9. 조쉬 도날드슨: 101.8 (89)
  10. 로빈슨 카노: 101.7 (81)

마이크 트라웃은 순수한 퍼포먼스만을 따졌을 때 기대 득점이 무려 128점이다. 실제로는 109점을 기록했으니 무려 19점을 손해를 본 셈이다. 카펜터가 19점을 더 얻은 것에 비하면, 트라웃은 정반대로 득점운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데이비스, 골드슈미트, 카브레라 등 모두 홈런 30개를 훌쩍 넘기는 거포 타자들이 높은 xR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트라웃의 가장 높은 xR은 인상적이다. 그는 비록 홈런은 30개 미만이지만, 많은 안타, 볼넷, 도루, 그리고 훌륭한 주루 플레이(UBR=5)까지, 모든 득점 능력에 있어서 완벽한 선수였다.

선수의 순수 타격 및 주루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한 기대 득점 스탯(xR)을 제안했다. RC와 유사한 스탯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홈런 가치의 비중이 낮고 출루 및 주루 가치의 비중이 더 높아, 득점을 예측하기 더 좋은 스탯이라고 할 수 있다. 2013년에 추신수는 카펜터보다 실제 득점이 19점이 더 낮았지만, 후속 타자 수준이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는 오히려 3.7점 더 높았다. 카펜터의 더 나은 주루 플레이를 감안하더라도 실제로는 추신수가 더 훌륭한 득점력을 보였던 것이다. 이쯤이면, 추신수와 카펜터는 2013년 거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봐야겠다. (수비력을 제외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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