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타자의 전성기가 대략 만 25세 전후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스탯캐스트의 배트 트래킹(bat tracking) 데이터를 활용하여, 보다 구체적인 타자의 에이징 커브를 확인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BatSpd, FastSw%, SwgLng, SqUpSw%, BlastSw%, Tilt, AtkAng, IdealAtkAng%와 같은 지표들을 중심으로 타자의 에이징 커브를 살펴보고자 한다. 각 지표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BatSpd는 타자가 스윙 시 배트가 이동하는 속도를 의미하며, 타자의 파워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다. FastSw%는 75마일 이상의 빠른 스윙이 차지하는 비율로, 강하게 스윙하려는 경향과 신체적 폭발력을 함께 보여준다. SwgLng는 스윙 궤적의 길이를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스윙이 길수록 파워 잠재력은 크지만 컨택 안정성은 떨어질 수 있다.
SqUpSw%는 전체 스윙 중 공을 정확히 맞힌 비율을 의미하며, 타자의 정타 능력을 나타낸다. BlastSw%는 전체 스윙 중 블래스트 타구로 이어진 비율로, 단순한 컨택을 넘어 높은 타구 질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Tilt는 스윙 시 배트의 기울기를 의미하며, 스윙이 수평에 가까운지 혹은 위쪽으로 향하는지를 나타낸다. AtkAng은 배트가 공에 진입하는 각도로, 타구의 발사 각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IdealAtkAng%는 이상적인 공격 각도 범위 내에서 스윙이 이루어진 비율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스윙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재현하는지를 보여준다.
에이징 커브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다. 먼저 특정 나이에서 다음 나이로 증가할 때, 동일한 선수들의 지표 평균 변화값을 계산한다. 예를 들어 19세에서 20세로 넘어갈 때의 평균 변화, 20세에서 21세로 넘어갈 때의 평균 변화를 각각 구한다. 이러한 과정을 모든 연령 구간에 대해 반복한 뒤, 각 연령별 평균 변화값을 누적하여 전체 에이징 커브를 구성한다.
본 분석에서는 타석 수에 따른 가중치는 별도로 부여하지 않았다. 또한 연이은 두 시즌에서 모두 200타석 이상을 기록한 타자만을 대상으로 했다. 따라서 일정 수준 이상의 출전 기회를 유지한 선수들만 포함되어 있으며, 성적이 좋지 않아 리그에서 이탈한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제외되었다. 이로 인해 결과에는 일정 수준의 생존자 편향이 존재하며, 해석 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2023-2025년 데이터만을 대상으로 한, 적은 샘플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표별 에이징 커브는 다음과 같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살펴본 타자의 에이징 커브는 단순히 나이가 들수록 성능이 저하된다는 직관과는 다른, 보다 구조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핵심은 타자의 능력이 하나의 축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능력과 기술적 능력이 서로 다른 시점에서 변화한다는 점이다.
먼저 Bat Speed와 Fast Swing 비율과 같은 파워 관련 지표를 보면, 타자는 대체로 20대 중반, 약 25세에 최고점을 형성한다. 이후에는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가 30대 초반 이후부터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이 패턴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찰되며, 배트 스피드와 같은 물리적 능력이 전형적인 생체적 노화 곡선을 따른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SqUp, Blast와 같은 컨택 품질 지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지표들은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공을 정확하게 맞히고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향상된다. 이는 단순한 힘보다는 타이밍, 공 인식, 스윙 효율과 같은 기술적 요소가 점차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스윙 메커닉에서도 확인된다. 나이가 들수록 스윙 길이(SwgLng)는 점차 길어지는 경향을 보이며, 배트 기울기(Tilt)는 감소하고, 타격 각도(Attack Angle)은 증가한다. 이는 타자가 점점 더 공을 띄우는 방향으로 스윙을 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상적인 타격 각도(Ideal Attack Angle)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각도를 반복적으로 구현하는 능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모든 변화를 종합하면, 타자의 에이징 과정은 단순한 성능 저하가 아니라, 힘 중심의 타격에서 기술 중심의 타격으로의 전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젊은 시기에는 높은 배트 스피드와 빠른 스윙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물리적 능력이 감소하는 대신, 보다 정교한 컨택과 효율적인 스윙 메커닉으로 이를 보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선수 간 격차 역시 커질 수 있다. 배트 스피드의 감소는 대부분의 선수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만, 이를 SqUp, Blast, Ideal Attack Angle과 같은 기술적 요소로 보완할 수 있는 선수만이 높은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성적은 30세 후부터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이 분석은 타자의 전성기가 하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전성기로 구성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하나는 20대 중반의 물리적 전성기이고, 다른 하나는 30대 초중반의 기술적 전성기다. 그리고 뛰어난 타자는 이 두 시기를 모두 활용하여, 물리적 능력의 감소를 기술로 보완하며 장기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타자의 에이징은 단순한 하락 곡선이 아니라, 서로 다른 능력 간의 재구성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