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선수

2026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선수는 누구일까? 대부분은 당연히 오타니 쇼헤이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7월 7일 기준 팬그래프 WAR 전체 1위는 투타를 모두 수행하는 오타니(6.0 WAR)다. 그런데 ‘오타니’를 예외로 간주한다면,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의 선두는 사실상 시카고 컵스의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Pete Crow-Armstrong, 이하 PCA)이다.

현재 PCA는 단 90경기, 390타석에서 무려 5.5 fWAR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 모든 야수 가운데 1위이며, 바비 위트 주니어(4.7), 오토 로페즈(4.3), 제임스 우드(3.7), 코빈 캐롤(3.4)을 크게 앞서는 기록이다. 투수를 포함해도 그보다 높은 WAR을 기록한 선수는 오직 오타니뿐이다. 일반적인 야수만 놓고 보면, 지금 메이저리그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수라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공격력이다. PCA는 올해 .292/.383/.527, OPS .910을 기록하고 있으며, wRC+는 무려 150이다. 리그 평균 타자보다 50% 더 많은 득점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시즌 개막 전 ZiPS가 예상했던 성적은 .254/.303/.456, 110 wRC+였다. 그런데 그는 그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으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었다. 390타석에서 이미 19홈런과 98안타를 기록했고, 볼넷은 지난해 29개에서 올해는 벌써 41개를 기록하며 볼넷 비율도 4.5%에서 10.5%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원래 약점으로 지적받던 선구안까지 개선되면서 공격이 한 단계가 아니라 두 단계 성장한 것이다.  

스탯캐스트 역시 이 타격이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타격 런 밸류(Run Value)는 96퍼센타일, xwOBA는 87퍼센타일(.366), xSLG는 84퍼센타일(.482), Hard-Hit 비율은 무려 49.6%로 88퍼센타일에 해당한다. 평균 타구 속도는 90.4 마일, 배트 스피드는 74.8 마일로 모두 평균 이상이며, 단순히 운 좋게 안타가 많이 나온 시즌이 아니라 실제 타구의 질 자체가 리그 정상급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 선수의 진짜 무기는 공격이 아니다. 수비다.

PCA는 현재 중견수 수비에서 사실상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다. OAA는 +15로 100퍼센타일, 암 밸류(Arm Value) 역시 99퍼센타일, 송구 속도는 평균 91.9 마일로 92퍼센타일이다. 말 그대로 수비에서 약점이 하나도 없다. 팬그래프에서도 수비 기여도(Def)는 +14.8로 리그 최상위권이며,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도 이미 수비로만 +10점을 벌어들이고 있다. 중견수라는 가장 중요한 외야 포지션에서 이 정도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는 매년 한 명 나올까 말까다.  

주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이미 23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성공률도 79%에 이른다. 스탯캐스트가 평가하는 주루 런 밸류(Run Value)가 92퍼센타일이다. 단순히 도루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추가 진루와 베이스 러닝 전체가 경기의 득점 기대값을 높이는 선수이다. 스프린트 스피드도 초당 29.4 피트로 95퍼센타일에 해당한다. 빠른 발을 가지고도 그것을 실제 경기 가치로 연결하는 선수는 많지 않은데, PCA는 바로 그런 유형이다.  

그래서 그의 WAR이 높은 것이다. 공격에서는 Off +26.9, 주루에서는 BsR +3.0, 수비에서는 Def +14.8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 플레이어는 이 세 항목 가운데 하나에서 리그 정상급이다. 그러나 PCA는 공격도 플러스, 주루도 플러스, 수비도 플러스다. WAR이라는 종합지표가 이런 선수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현대 WAR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이상적인 야수의 모습에 가깝다. 적어도 이번 시즌의 PCA는 마이크 트라웃의 커리어 초기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물론 그가 2026년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타니가 있기 때문이다. 지명타자로만 3.0 WAR을 쌓는 것도 엄청난 일인데, 그는 여기에 선발투수로 다시 3.0 WAR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지금 오타니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의 2026년 시즌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가장 완벽한 야수 시즌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았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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