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4일, LA 다저스와 미네소타의 경기에서 오타니는 9회말 고의사구를 얻었다. 당시 다저스는 2-3으로 뒤지고 있었고, 9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이었다. 무키 베츠가 3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한 직후, 미네소타는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걸렀고, 대신 에스테우리 루이스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이는 상당히 충격적인 결정이었다. 미네소타는 기대 승률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오타니를 피한 셈이기 때문이다.
상황을 보자. 한 점 앞선 9회말 2사 1루. 주자는 득점권에 있지도 않고, 단 한 아웃만 잡으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때 미네소타의 기대 승률은 약 92%에 달한다. 단타를 허용하더라도 주자가 바로 홈으로 들어오기 어려운 만큼,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별히 홈런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오타니와도 정면 승부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타석에 선 이는 평범한 타자가 아닌 오타니였다. 2025년 오타니는 타자로서(?) 4.6의 WPA(승리 기여도)를 기록했고, 중요도를 보정한 WPA/LI는 3.7이다. 이를 그의 타석 수인 460으로 나누면, 평균적인 타자보다 한 타석당 약 0.008의 승률 기여를 한다는 뜻이다. 당시 상황의 레버리지 인덱스(LI)는 3.0으로, 일반적인 상황보다 약 3배 중요했다. 이 정보를 종합해 기대 승률을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W% = WE + (WPA/LI ÷ PA) × LI
= 0.08 + 0.008 × 3 = 0.104
즉, 오타니가 타석에 섰을 때 다저스의 기대 승률은 약 10.4%, 미네소타는 89.6%였다. 오타니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미네소타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보내고 에스테우리 루이스를 상대했을 경우는 어떨까? 주자는 1루에서 1, 2루로 바뀌었고, 미네소타의 기대 승률은 83%로 하락했다. 이때의 LI는 무려 7.4까지 상승했다. 루이스는 올 시즌 WPA/LI가 -0.01이며, 타석당으로 환산하면 거의 0에 가깝다. 즉, 평균적인 타자라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다저스의 기대 승률은 약 17%로, 오타니 상대 시보다 7%포인트 상승한다.
요약하면, 미네소타는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거르면서 승률 측면에서 손해를 본 셈이다. 그리고 실제 경기 결과 역시 미네소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그렇다면 만약 오타니가 아닌 2000년대 전성기 배리 본즈였다면 이 결정은 옳았을까? 본즈는 2001년 한 해 동안 타석당 WPA/LI가 무려 0.02였다.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0.08 + 0.02 × 3 = 0.14,
즉 다저스의 기대 승률은 14%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의사구 없이 승부하는 쪽이 승률상 더 유리한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번 오타니에 대한 고의사구는, 2000년대 본즈에게 만루에서 고의사구를 주는 것보다 더 큰 희생을 감수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