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MVP는 애런 저지, NL MVP는 오타니 쇼헤이로 사실상 결정된 듯하다. 두 선수 모두 MVP 배당에서 -2000 이하의 수치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예상 후보로 꼽힌다. 물론 두 선수의 성적은 매우 훌륭하다. 특히, 애런 저지는 자신의 AL 홈런 신기록인 62개를 넘어설 페이스에 있으며, 오타니는 40-40을 이미 달성하고, 사상 최초로 50-50을 노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두 선수의 MVP 선정은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도 이게 당연할까? 2024년 8월 29일까지의 AL에서 애런 저지와 바비 위트 주니어의 WAR는 각각 9.8과 9.5로 매우 근소하다. NL에서도 오타니와 린도어의 WAR는 각각 6.4와 6.6으로 근소하다. WAR의 불확실성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차이는 사실상 크게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두 선수의 MVP 레이스는 아직 치열해야 하는 게 아닐까?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누가 MVP가 되어야 하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애런 저지와 바비 위트 주니어의 공격 기여도는 각각 85.4와 55이다. 이는 타석에서의 기여도와 주루 기여도를 합한 값이다. 둘의 차이는 약 30점으로 매우 크다. 공격력에서는 저지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수비 기여도는 각각 -9.3과 17.6으로, 바비 위트 주니어가 약 27점 앞서 있다. 즉, 저지는 공격력에서 30점 앞서고, 바비 위트 주니어는 수비력에서 거의 30점을 앞선다. 따라서 둘의 총 기여도는 거의 비슷한 것이다. 그렇다면 두 선수의 가치를 동일하게 봐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공격 스탯에 비해 수비 스탯의 신뢰도는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위트 주니어의 OAA는 유격수로서 17로 매우 높은 편이다. 득점으로 환산하면 13점이다. 팬그래프에서는 이 OAA 스탯을 WAR 계산에 반영하지만, 그의 DRS와 UZR은 각각 6점과 -0.2점이다. 만약 OAA를 DRS나 UZR로 대체하여 WAR를 계산하면 무려 7~13점이 감소한다.
OAA 스탯이 DRS나 UZR보다 더 나은 스탯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내야수 평가에서 정말 그런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오히려 신뢰도 측면에서 내야수의 경우 DRS나 UZR이 더 높다는 견해도 있다. 따라서 OAA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OAA와 DRS를 종합하여 내야수를 평가하는 것이 더 낫다. 이를 감안해 위트 주니어의 수비 스탯을 일정 부분 평균으로 회귀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OAA와 DRS, UZR을 모두 종합해 평가하면 저지와 위트 주니어의 수비 기여도 차이는 약 20점 수준으로 줄어들며, 종합적인 기여도에서 저지가 위트 주니어보다 확실히 앞서게 된다.
이번엔 NL의 오타니와 린도어를 비교해 보자. 두 선수의 공격 기여도는 각각 56.5와 27.9로, 약 30점 차이가 난다. 반면, 수비 기여도는 각각 -14점과 15.7점으로, 린도어가 약 30점 앞선다. 흥미롭게도 저지와 위트 주니어의 사례와 거의 유사하다. 즉, 오타니가 공격력에서 앞서는 만큼 린도어는 수비에서 기여도가 높다. 물론 여기에는 지명타자와 유격수라는 포지션 차이가 반영되어 있다. 린도어의 OAA는 15로 역시 매우 높으며, 득점으로 환산하면 11점이다. 하지만 그의 DRS와 UZR은 모두 2점이다. 마찬가지로 OAA를 DRS나 UZR로 대체하여 WAR를 계산하면 약 10점이 감소한다.
따라서 린도어의 OAA와 DRS, UZR을 종합하여 평가하면 오타니와의 수비 기여도 차이는 약 25점 수준으로 줄어들며, 종합적인 기여도에서 오타니가 앞서게 된다.
결국, 수비 스탯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으로 평가하더라도 AL MVP와 NL MVP는 각각 애런 저지와 오타니가 받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는 바비 위트 주니어와 린도어의 bWAR가 각각 8.7과 5.9로, fWAR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