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7일까지 오타니 쇼헤이는 투수로서 2승 2패, 37이닝, 0.97 ERA, 42탈삼진, 1.3 WAR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현재까지의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ERA가 아직 0점대라는 점은 매우 강렬하다. 물론 다저스가 현재 6인 로테이션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다른 사이영상 후보들보다 이닝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사이영상 투표 경향을 생각하면, 적은 이닝 자체가 치명적인 약점은 아닐 수 있다.
최근의 사이영상 투표를 보면, 과거처럼 승수는 거의 중요하지 않다. 이제 투표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ERA와 이닝이다. 그리고 단순히 “많이 던졌다”보다는 “얼마나 압도적으로 막았는가”가 더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이닝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ERA에서 강한 우위를 점하면 충분히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5년간 사이영상 1위와 2위의 데이터를 살펴보자.
| 시즌 | 리그 | 우승자 | 2위 | ΔIP | ΔERA | ΔERA/10IP |
|---|---|---|---|---|---|---|
| 2025 | AL | Tarik Skubal | Garrett Crochet | -10.0 | +0.38 | 0.38 |
| 2025 | NL | Paul Skenes | Cristopher Sánchez | -14.1 | +0.53 | 0.38 |
| 2024 | AL | Tarik Skubal | Seth Lugo | -14.2 | +0.61 | 0.43 |
| 2024 | NL | Chris Sale | Zack Wheeler | -22.1 | +0.19 | 0.09 |
| 2023 | NL | Blake Snell | Logan Webb | -36.0 | +1.00 | 0.28 |
| 2022 | AL | Justin Verlander | Dylan Cease | -9.0 | +0.45 | 0.50 |
| 2021 | NL | Corbin Burnes | Zack Wheeler | -46.1 | +0.35 | 0.08 |
여기서 ΔIP는 우승자가 2위보다 얼마나 이닝이 부족했는지를 의미하고, ΔERA는 ERA에서 얼마나 더 우위였는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10IP당 ΔERA”는 부족한 10이닝을 상쇄하기 위해 ERA를 얼마나 더 낮춰야 했는지를 나타낸다.
물론 사례마다 차이는 꽤 크다. 하지만 최근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대략적으로는 “10이닝이 부족하면 ERA가 0.3 정도 더 낮아야 한다”는 경향이 보인다. 어떤 시즌은 0.1 수준으로도 극복했고, 어떤 시즌은 0.5 가까이 필요했다. 다만 공통점은 하나다. 단순히 이닝이 적다고 불리한 것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낮은 ERA를 보여주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23년의 블레이크 스넬은 로건 웹보다 36이닝이 부족했지만, ERA를 1점이나 더 낮게 유지하며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반대로 2021년의 코빈 번스는 46이닝이나 부족했음에도 뛰어난 비율 스탯과 압도적인 FIP 덕분에 수상에 성공했다. 최근 투표자들은 “누가 더 많은 이닝을 던졌는가”보다는 “누가 더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오타니는 어떨까?
만약 오타니가 시즌 끝까지 현재와 비슷한 6인 로테이션 체제에서 던지며 다른 에이스급 선발들보다 약 30이닝 정도 부족하다고 가정해보자. 최근 투표 경향을 적용하면, 그는 경쟁자들보다 ERA를 대략 0.9 정도 더 낮게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다른 후보가 2.80 ERA에 200이닝을 기록한다면, 오타니는 대략 1점대 후반에서 2점대 초반 수준의 ERA를 유지해야 매우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코 쉬운 조건은 아니다. 특히 시즌이 길어질수록 ERA를 낮게 유지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게다가 오타니는 투타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변수도 크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타니 정도의 압도적인 재능을 가진 투수라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현재처럼 삼진 능력과 구위가 압도적이고, ERA를 2점대 초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비록 이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충분히 사이영상 경쟁의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