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2일까지 피트 크로우-암스트롱(PCA)의 수비 성적을 보면 흥미로운 차이가 하나 있다. 스탯캐스트의 OAA를 득점 단위로 환산한 FRV(Fielding Run Value)는 +24점인데, DRS(Defensive Runs Saved)는 +14점이다. 둘 다 PCA를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평가하지만, 기여도의 크기에서는 무려 10점이나 차이가 난다. 10점이면 대략 1 WAR에 해당하는 상당히 큰 차이다. 특히 PCA가 오타니 쇼헤이와 치열하게 2026년 NL MVP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떤 수비 지표를 보느냐에 따라 두 선수의 가치 차이에 대한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물론 OAA와 DRS는 타구와 수비 플레이를 평가하는 방법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보다 먼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차이가 있다. 바로 기준점(baseline)이다. 외야수 OAA는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를 각각의 포지션 평균과 비교하지 않는다. 타구까지 이동해야 하는 거리, 주어진 시간, 이동 방향 등을 이용해 Catch Probability를 계산하고 이를 평균적인 메이저리그 외야수가 해당 타구를 잡을 확률과 비교한다. 따라서 좌익수든 중견수든 우익수든 기본적으로 같은 외야수 기준에서 평가된다.
이 차이는 실제 데이터에서 매우 선명하게 나타난다. 2016~2025년 팬그래프 데이터를 이용해 각 포지션의 FRV를 1,458이닝, 즉 162경기 풀시즌 기준으로 환산하면 다음과 같다.
| 포지션 | FRV / 1,458이닝 |
|---|---|
| LF | -4.2 |
| CF | +5.8 |
| RF | -2.2 |
평균적인 중견수는 평균적인 외야수보다 풀시즌 기준 약 5.8점을 더 막는 반면, 좌익수는 약 4.2점, 우익수는 약 2.2점 낮다. 따라서 중견수와 좌익수의 차이는 약 9.9점, 중견수와 우익수의 차이는 약 8.0점이다. 이는 중견수가 단순히 ‘CF’라는 이름 때문에 보너스를 받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중견수로 뛰는 선수들의 수비 능력이 코너 외야수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공통된 외야수 기준으로 측정한 FRV에서 그 차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DRS를 동일한 방식으로 환산하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 포지션 | DRS / 1,458이닝 |
|---|---|
| LF | +0.7 |
| CF | +0.2 |
| RF | +0.5 |
세 포지션 모두 사실상 0에 가깝다. 이는 DRS가 기본적으로 해당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과 비교하는 포지션 상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중견수는 평균적인 좌익수보다 실제 수비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중견수끼리 비교하면 평균에 가까워진다. 반면 FRV에서는 모든 외야수가 공통된 기준에서 평가되기 때문에 평균 CF의 우수한 수비 능력이 +값으로 직접 나타난다.
흥미로운 것은 FRV에서 관측되는 포지션별 차이가 WAR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포지션 조정값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다. 팬그래프의 풀시즌 포지션 조정값은 중견수 +2.5점, 좌익수와 우익수 -7.5점이다. 따라서 CF와 LF/RF 사이에는 10점의 차이가 있다. 실제 FRV에서도 CF-LF 차이는 9.9점, CF-RF 차이는 8.0점이었다. 특히 CF-LF의 9.9점은 기존 포지션 조정값의 10점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그렇다면 팬그래프는 FRV에서 이미 나타난 이 차이에 다시 포지션 조정값을 더해 중복 보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팬그래프가 2022년 WAR의 수비 지표를 UZR Range에서 스탯캐스트 FRV로 변경했을 당시 실제로 외야 포지션 조정값이 잘못 적용되는 문제가 발견됐다. 이후 팬그래프는 WAR 계산에 사용할 때 각 시즌의 각 포지션별 스탯캐스트 RAA 평균을 다시 0으로 조정한 뒤 기존 포지션 조정값을 적용하도록 수정했다. 따라서 현재 fWAR에서는 raw FRV의 CF-LF 차이와 포지션 조정값이 동시에 더해지는 중복 보정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데이터를 이용하면 현재 포지션 조정값이 얼마나 적절한지를 간단히 점검해볼 수도 있다. 현재 외야 세 포지션의 조정값 평균은 약 -4.2점이다. 이 전체 평균을 유지하면서 2016~2025년 FRV에서 관측된 포지션별 차이를 그대로 반영하면 대략 LF -8.1점, CF +1.8점, RF -6.2점이 된다. 현재의 LF -7.5, CF +2.5, RF -7.5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상당히 비슷하다. 다만 최근 스탯캐스트 데이터만 보면 현재 방식은 CF를 약 0.7점, LF를 약 0.6점 높게 평가하고 RF를 약 1.3점 낮게 평가하는 셈이다. 특히 LF와 RF를 동일하게 -7.5점으로 처리하는 부분은 재검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물론 포지션별 평균 FRV에는 선수 배치에 따른 선택 편향이 있으므로 이것만으로 새로운 포지션 조정값을 결정할 수는 없다.
이제 다시 PCA로 돌아가 보자. PCA의 FRV +24와 DRS +14를 그대로 비교해서 “스탯캐스트는 PCA의 수비를 DRS보다 10점 높게 평가한다”고 해석하면 다소 과장된다. PCA는 중견수이고, 평균적인 중견수 자체가 공통 외야수 기준 FRV에서 풀시즌당 약 +5.8점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즉 FRV에는 DRS와 달리 ‘평균적인 중견수가 평균적인 외야수보다 뛰어난 수비수’라는 사실이 이미 상당 부분 들어 있다.
PCA의 실제 수비 이닝을 정확히 적용하면 숫자가 조금 달라지겠지만, 풀시즌에 가까운 중견수라고 단순화하면 FRV +24에서 평균 CF의 약 +5.8점을 제거한 포지션 상대적 가치는 대략 +18점 정도가 된다. 이를 DRS +14와 비교하면 처음의 10점 차이는 약 4점 수준으로 줄어든다. 즉 PCA의 수비를 평가하는 데 있어 OAA와 DRS가 처음 보이는 것만큼 크게 충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PCA의 FRV +24와 DRS +14의 차이는 처음 보이는 것만큼 크지 않다. 상당 부분은 두 지표가 서로 다른 기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중견수의 일반적인 FRV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차이는 대략 4점 정도로 줄어든다. 그리고 어느 지표를 선택하든 결론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2026년 PCA가 보여주고 있는 중견수 수비가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에는 별다른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