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해설위원의 감각과 기대 승률(win expectancy)

오늘(5/14) 미네소타와 클리블랜드 경기 9회초 투아웃 상황. 6대 7로 미네소타가 한 점 뒤지고 있었으며, 주자는 1루와 3루, 타석에는 박병호 선수가 있었다. 이 때 허구연 해설위원은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를 시도해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자 2루, 3루 상황이 된다면 안타 하나로 역전까지 노릴 수 있으니깐. 하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도루 실패는 곧 경기 종료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정말 시도해 볼만한 상황이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Tom Tango의 기대 승률 표에 따르면, 9회초 투아웃 주자 1-3루에 한 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 승률은 .167이다. 애초에 승률이 그리 높지 않다. 그럼 도루를 성공해서 주자가 2-3루로 바뀐다면? .207로 약 4% 상승한다. 반면에 도루를 실패하면? 경기는 종료되고 승률은 0%가 된다. 승률 4% 증가를 위해 이렇게 위험한 도루 시도를 할 필요가 있을까?

매우 빠른 주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 도루 성공률이 80.7% 이상이라면, 이 상황에서 도루 시도가 기대 승률을 높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작년 메이저리그 전체 도루 성공률은 약 70%였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도루를 하지 않는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1루 주자였던 미네소타의 매스트로이아니는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선수이며, 메이저리그 통산 도루 성공률이 무려 85.7%에 달한다.

허구연 해설위원이 이 주자의 뛰어난 스피드를 감안하여 발언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건 그의 판단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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