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평가된 타자 오타니와 투수 오타니의 성적

2023년 타자 오타니는 180 wRC+, 투수 오타니는 72 ERA-의 성적을 기록했다. 타자로서 리그 평균보다 생산력이 80% 더 좋았고, 투수로서는 리그 평균보다 실점을 28% 더 적게 했다.

그런데 이 성적은 다른 선수들의 값과 의미가 약간 다르다. 왜냐하면, 타자 오타니는 투수 오타니를 상대하지 않았고, 투수 오타니는 타자 오타니를 상대하지 않고 기록한 성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오타니의 팀과 리그가 달라지더라도 절대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타자 오타니와 투수 오타니가 리그 평균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들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오타니의 성적은 다른 선수들의 성적과 비교했을 때 약간 과대평가된다.

그렇다면 그 정도는 어떨까? 타자 오타니와 투수 오타니의 성적을 다른 선수들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어떨까? 즉, 공정하게(?)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타자 오타니는 투수 오타니도 상대하고, 또 투수 오타니는 타자 오타니도 상대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러면 두 선수의 성적이 약간씩 나빠질 것이다.

2023년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총 184,104 타석에서 100 wRC+를 기록했다. 타자 오타니가 599 타석에서 180 wRC+를 생산했으므로, 이를 제외한 타자 오타니가 아닌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평균적으로 99.74 wRC+를 기록했다. 즉, 투수 오타니는 평균적으로 다른 투수들보다 득점력이 0.26% 더 낮은 타자들을 상대한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투수 오타니의 ERA-는 72에서 72.19로, ERA는 3.14에서 3.15로 조정된다.

한편,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총 43,087.1이닝에서 100 ERA- 성적을 기록했다. 투수 오타니는 132 이닝에서 72 ERA-를 기록했으므로, 이를 제외하면 투수 오타니가 없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평균 100.086 ERA-를 기록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타자 오타니는 평균적으로 다른 타자들보다 0.086% 득점하기 더 쉬운 환경에서 타격을 한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오타니의 180 wRC+는 179.85가 된다.

타자 오타니의 타석과 투수 오타니의 이닝이 리그 전체 수치에 비하면 크지 않으므로, 오타니의 성적 역시 변화가 크지 않다. 따라서 오타니의 타격 성적과 투수 성적을 다른 선수들의 성적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여도 큰 무리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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