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타자 오타니와 김하성의 RAR과 bWAR

이전에 팬그래프와 베이스볼-레퍼런스의 Runs to Win(R/W) 계산 방식이 서로 다르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이 지명타자 오타니의 bWAR와 fWAR가 서로 다른 주요 원인이었다. 팬그래프는 톰 탱고(Tom Tango)의 근사식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에게 약 9.98점을 1승으로 동일하게 간주하고, 베이스볼-레퍼런스는 패트리엇(Patriot)의 피타고리안 승률을 기준으로, 선수마다 다른 R/W를 적용한다.

다시 말해서, 베이스볼-레퍼런스는 오타니와 같이 득점 생산력이 매우 뛰어난 타자에게 높은 R/W를 가정한다. 득점을 많이 생산하는 타자는, 승리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불필요한 득점도 많이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명타자 오타니는 7월 30일까지 RAR이 53이지만, bWAR는 4.9이다. 약 10.82의 높은 R/W 적용된 셈이다.

반면, 공격력이 떨어지거나 또는 수비가 뛰어난 선수에게는 낮은 R/W가 적용된다. 득점이 적게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득점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7월 30일까지 오타니와 동일한 53의 RAR을 갖는다. 하지만 bWAR로 환산하면 5.2이다. 약 10.19의 R/W가 적용된 셈이다.

둘의 기여도를 점수로 환산했을 때(RAR)는 같지만, 승리로 환산했을 때(WAR) 달라진 것이다. 김하성은 공격력도 좋긴 하지만, 수비 기여도가 워낙 좋다. 따라서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는 서로 다른 득점 환경이 고려되어, ‘득점’의 가치가 서로 달라진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사실 오타니는 투수로도 등판을 하며 실점 억제에 매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그의 지명타자 WAR를 계산할 때, 고려하지 않는 부분이다. 심지어 오타니는 다른 뛰어난 수비수보다도 실점을 더 크게 낮추고 있다. 어쩌면 지명타자 오타니에게 더 높은 기대 승률(waaWL%)과 더 낮은 R/W를 적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투수 오타니에게는 더 높은 득점 환경을 고려해야 할지 모른다. 타자 오타니는 투수 오타니가 등판한 경기의 득점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어쨌든, 현재의 bWAR는 지명타자 오타니와 선발투수 오타니를 완전히 다른 선수로 간주하고, 두 선수의 WAR를 계산하여 이를 단순히 더한 값이다. 물론 이것은 그의 실제 가치와 비슷한 값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만큼 정확하지는 않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