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는 오타니 쇼헤이를 과소평가 하는가? (2)

이전에 WAR 스탯이 오타니 쇼헤이를 과소평가하는지 확인했다. 오타니는 두 선수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26인 로스터 한자리를 추가하는 효과가 있고, 따라서 단순히 투수와 타자로서의 WAR를 더한 값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현재의 WAR 계산 방식은 오타니에게 불리한 점이 있다. 바로 그의 타석을 모두 지명타자 포지션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가 투수로 등판하지 않은 날에는 AL 지명타자로서 출전하는 것이므로, 지명타자로 간주하는 것이 문제는 없다. 또, 그가 투수로 등판한 날에도 지명타자 기회를 대신하여 그가 타석에 서는 것이므로, 지명타자라 간주해도 가치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다. 문제는, 인터리그 경기에서, 지명타자가 없는 NL 규정으로 투수로서 타석에 섰을 때도, WAR 계산 시 그를 지명타자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지명타자와 투수는 타석에서의 가치가 전혀 다르다. 2021년 기준으로 지명타자의 wRC+는 111, 투수의 wRC+는 -23이다. 즉, 투수의 타석은 사실상 생산성이 전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어떤 타석을 지명타자의 타석이냐 또는 투수의 타석이냐로 해석하는 것에 따라 매우 큰 가치 차이가 발생한다. 투수 타석에서는 적당히만 잘 쳐도 팀에 매우 큰 가치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얼마나 될까? 이를 간단히 확인해보자. 인터리그 경기는 한 시즌에 20경기이고, 10경기는 지명타자가 없는 NL 규정이라고 가정한다. 또, 10경기 중에서 오타니가 2경기에 투수로 등판하고, 총 8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한다. 즉, 그의 지명타자 8타석을 투수 타석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그럼 포지션 조정값은 얼마나 증가할까?

팬그래프 기준으로, 지명자타에게는 600타석당 -17.5점을, 투수에게는 600타석당 70점을 부여한다. 600타석 기준으로 두 포지션은 무려 87.5점의 차이가 있다. 타석당 약 0.146점의 차이가 있는 셈이다. 어떤 경기에 지명타자 수준의 평균적인 타자가 투수 타석에 4번 들어선다면, 그것만으로 약 0.583점의 기여를 하는 셈이다. 만약 오타니처럼 두 경기라면 1.167점이 된다.

지명타자 수준의 타자가 투수 타석에 들어선다는 것은 약 0.6점의 매우 큰 가치이다. 다만, 이런 경기 수는 적다. 한 시즌 수준에서 승리 기여도는 약 0.1승 정도가 추가될 것이다. 어쨌든 2021년 오타니의 활약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WAR가 측정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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