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처럼 삼진과 볼넷만을 허용하는 투수의 가치

오타니는 타자로서뿐 아니라 투수로서도 매우 매력적이다. 특히, 탈삼진과 볼넷 스탯이 매우 독특하다. 그는 2021년 5월 9일까지 9이닝당 평균 무려 14.5개의 탈삼진을 잡았고, 반면 9이닝당 9.2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면서도 1승 0패 ERA 2.41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겨우 .11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오타니처럼 삼진과 볼넷만 허용하는 투수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게 궁금해졌다. 이 투수는 볼넷이 많으므로 타자를 자주 출루시킬 것이다. 하지만,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의외로 실점은 적을지도 모른다.

단순하게, 투수가 50%의 확률로 삼진 또는 볼넷만을 무조건 허용한다고 가정하자. 투수가 삼진을 잡으면 아웃카운트는 늘어나고, 3아웃이 되면 이닝이 종료된다. 그 전에 볼넷을 4번 이상 허용하면 그만큼 실점을 허용한다. 이를 9이닝까지 시뮬레이션하면 투수가 한 경기에 허용하는 실점이 얻어진다.

이렇게 경기를 1000번 시뮬레이션 하여 대략적으로 이 투수가 몇 점을 허용하는지 확인했다. 결과는 어떨까?

이 선수가 실점을 가장 적게 허용한 경기는 당연히 0점이다. 즉, 9이닝동안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가장 많이 점수를 허용한 경기는 32점이다. 무실점 경기, 1~5실점 이하의 경기 비율은 다음과 같다.

  • 무실점: 2.0%
  • 1실점 이하: 4.8%
  • 2실점 이하: 9.6%
  • 3실점 이하: 16.5%
  • 4실점 이하: 23.5%
  • 5실점 이하: 31.5%

3실점 이하를 허용한 경기는 겨우 16.5%이다. 그렇다면 이 투수는 평균적으로 경기당 몇 점을 허용했을까?

9이닝당 허용한 평균 실점은 8.5점이다. 여기에선 수비수의 영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므로, 전부 투수의 자책점으로 간주해도 좋다. 즉, 삼진과 볼넷만을 50%의 확률로 허용하는 투수의 기대 자책점은 8.5점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리그 최악의 투수이다.

물론 오타니의 삼진과 볼넷이 50/50 수준은 아니다. 60/40 수준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높은 볼넷 비율을 유지한다면, 오타니의 ERA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값에 수렴할 것이다.

참고로, 2021년 10월 9일까지 9이닝당 삼진과 볼넷의 합이 가장 높은 투수는 다음과 같다. 1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만을 대상으로 했다.

RankNameK/9BB/9(K+BB)/9
1Aroldis Chapman21324.0
2Shohei Ohtani14.469.1623.6
3Jose Quintana14.827.4122.2
4Cody Stashak16.035.9121.9
5Dillon Maples15.156.5921.7
6Jose De Leon16.25.421.6
7Triston McKenzie12.938.3721.3
8Jose Alvarado14.816.120.9
9Devin Williams13.896.9420.8
10Josh Hader16.973.8620.8
11Darwinzon Hernandez12.717.9420.7
12Tyler Matzek14.795.7920.6
13Jimmy Nelson13.856.2320.1
14James Karinchak181.819.8
15Freddy Peralta14.914.7819.7
16Lucas Sims13.096.5519.6
17Rex Brothers15.753.7519.5
18Adam Ottavino11.777.6219.4
19Tanner Scott10.058.7918.8
20Steve Cishek9.82918.8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