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오타니 쇼헤이의 WAR는 왜 애런 저지보다 낮을까?

오타니 쇼헤이와 애런 저지는 2022년 역대급 MVP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9월 11일까지 오타니는 타자로서 .265/ .353/ .531, 33홈런, 144 wRC+, 3.4 WAR의 성적을, 투수로서는 12승 8패, 2.55 ERA, 2.51 FIP, 4.6 WAR의 성적을 동시에 기록 중이다. 그의 2021년과 함께 ML 역대 최고의 투타 겸업 시즌이다. 한편, 저지는 중견수로서 .307/ .412/ .683, 55홈런, 204 wRC+, 9.4 WAR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배리 본즈 정도를 제외한다면, 2000년 이후 최고의 타자 시즌이라 할 수 있다. 브라이스 하퍼의 2015년, 미겔 카브레라의 2013년, 무키 베츠의 2018년, 또는 마이크 트라웃의 2012년을 능가할 정도의 역대급 시즌이다.

그런데 저지의 WAR는 9.4, 오타니의 투타 WAR 합은 8.0이다. 물론 저지의 성적이 역대급이긴 하지만, 오타니의 투타 합보다도 높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타니는 올스타급 투수와 올스타급 타자를 더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저지의 WAR가 오타니보다 더 높을 수 있을까? 이를 자세히 확인해 보자.

타자로서의 기여도

저지의 wRCwRAA는 각각 137과 67.8이다. 즉, 타석에서 137점을 생산했고, 평균보다 67.8점을 더 생산했다. 한편, 오타니의 wRC와 wRAA는 각각 94와 27.8이다. 즉, 저지는 오타니보다 타석에서 약 40점을 더 기여했다. 이는 WAR로 환산했을 때 약 4.3에 해당한다. 오타니가 리그 내 5위 급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저지의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역대급 수준이라 차이가 매우 큰 것이다.

투수로서의 기여도

이번엔 오타니의 투수로서의 기여도를 확인하자. 그는 투수로서 40.4의 RAR을 기록 중이다. 즉, 대체 수준의 투수보다 약 40.4점을 더 기여했다. 한편, 저지는 당연히 투수로서의 기여도가 없다. 따라서 저지를 대체 수준 투수와 기여도가 같다고 가정하면, 오타니와 저지의 투수로서의 기여도 차이는 약 40점이다. 그런데 이것이 맞을까? 저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타자들은 당연히 대체 수준 투수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다. 따라서 이러한 가정은 저지에게 유리하고, 오타니에게 불리하다. 메이저리그 타자가 투수로서도 대체 수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기 때문에(정확히는 리그 최고 수준의), 우리는 오타니를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오타니의 대단함과 팀 기여도는 별개의 문제이다. 어쨌든 투수로서나 타자로서나 대체 수준 정도의 기여도는 사실상 기여도가 없다고 보는 것이 아마도 맞을 것이다. 따라서 투수로서 둘의 기여도 차이는 약 40점이다.

수비수로서의 기여도

저지는 타석에서 오타니보다 약 40점을, 오타니는 저지보다 마운드에서 약 40점을 더 기여했다. 즉, 여기까지 둘의 기여도는 거의 같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보이는 활약을 저지는 타석에서 그만큼 더 한 것이다. 따라서 둘의 WAR는 거의 같아야 한다. 그럼에도 저지의 WAR가 더 높은 것은, 그가 외야수로서의 기여도도 있기 때문이다.

저지는 2022년 575.2이닝을 중견수로, 405.1이닝을 우익수로 소화했다. DRS는 1이다. 즉, 그는 중견수와 우익수를 오가면서 리그 평균적인 수비를 했다. 포지션 조정값을 포함한 그의 수비 기여도는 -0.7점이다. 한편, 오타니는 투수로서 141이닝을 소화하며 DRS는 0이다. 즉, 투수로서 리그 평균적인 수비를 했으므로, 투수로서의 기여도 외에 특별히 더 부여할 수비 점수는 없다. 다만, 그가 타석에 들어선 것은 지명타자를 대신에 들어선 것이므로, 그의 타석에 대해서는 지명타자 포지션 조정값을 더한다. 이를 포함한 그의 수비 기여도는 -14.0이다. 따라서 저지는 야수로서 오타니보다 약 13점을 더 기여했다. 이는 WAR로 약 1.3에 해당한다. 물론 이 역시 오타니에게 불리해 보인다. 투수에게 지명타자의 핸디캡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메이저리그 규정에서 팀의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어쨌든 그가 지명타자를 대신해서 타석에 들어서는 것은 사실이다.

기타

그 외에 주루로서 기여도 차이가 있다. 저지와 오타니는 wGDP가 각각 -0.3, 1.8이다. 즉, 오타니는 저지보다 발이 빨라서 병살타를 더 적게 쳤고, 이것으로 약 2.1점을 더 기여한 셈이다.

반면, 저지는 16도루를 성공하고 실패는 2개에 불과하다. wSB는 1.8이다. 오타니는 11도루와 9실패이다. wSB는 -1.9이다. 즉, 저지는 오타니보다 도루로 3.7점을 더 기여했다. 이를 종합하면 둘이 발로 만들어낸 기여도 차이는 저지가 약 1~2점 더 높다. 차이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무시해도 좋다.

물론, 오타니는 두 선수 역할을 하며 팀에게 하나의 로스터를 추가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인한 효과는 기여도 측면에서 약 1점 수준으로 거의 무시 가능하다.

결론

2022년 저지의 타석에서의 기여도는 역대급이다. 타석에서의 기여도가 리그 4위인 오타니보다도 무려 약 40점 더 높다. 그런데 오타니는 이 차이를 투수로서 정확히 만회한다. 따라서 두 선수의 투타 기여도는 거의 같다. 다만, 저지는 외야수로서 추가적인 1승 이상의 기여도가 있다. 이것이 저지의 WAR가 오타니보다 더 높은 이유이다.

4 thoughts on “2022년 오타니 쇼헤이의 WAR는 왜 애런 저지보다 낮을까?

  1. 저지가 62홈런을 기록하고 오타니는 40홈런+200탈삼진과 규정이닝을 채운다고 가정, war차이는 bwar 0.2오타니우세 fwar 0.9저지우세 정도로 시즌이 종료되면 기자들은 누구에게 mvp줄거라고 보시나요?

  2. 궁금했던 부분인데 재밌게 읽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오타니가 투타겸업을 하는게 워낙 생소해서 그렇지 다른 타자들도 지명타자 아니면 타자와 수비를 겸업하는 거였군요.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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