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특히 투수와 타자를 모두 소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그의 활약을 승리기여도(WAR)로 평가한다면, 투수로서와 타자로서의 기여도를 모두 합산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중 그에게 더 유리한 리그는 어디일까? 이와 관련하여, 이전에 이현우 기자가 작성한 글이 있다. 글에서 그는 지명타자 자리가 있는 아메리칸리그가 더 오타니에게 유리하다 하였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중 어느 리그에서 뛰는게 그의 WAR를 더 높일까? 순전히 WAR 계산 방식만을 고려할 때의 유리함, 불리함을 따져보자. 이와 관련하여 지난 1월 팬그래프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왔다. 스티머(Steamer) 예측시스템의 성적을 바탕으로 오타니의 예상 WAR를 산출한 것이었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타자로서의 WAR를 각각 계산하여 비교해보자. 먼저 아메리칸리그부터 살펴보자. 2018년 2월 27일 기준 스티머에 의하면, 그는 249타석에서 116의 wRC+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그의 WAR를 계산해보자. 그는 타석당 리그평균대비 16% 더 생산성이 높다. 리그평균의 타석당 득점은 약 .112점이다. 따라서 그는 타석당 리그평균대비 .112 x .16점을 더 기여하고, 전체 249타석에서 총 4.462점을 리그평균보다 더 기여한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지명타자로 뛰게 되므로 이를 고려하여 포지션 조정값을 부여해야 한다. 지명타자는 600타석당 -17.5점, 즉 타석당 -.029점을 부여하면 된다. 또한 이를 대체선수 기준으로 환산하기 위해 600타석당 20점, 즉 타석당 .033점을 추가해준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타격 득점(batting runs) : 249 x .01792 = 4.462 점
• 포지션 조정값(positional runs) : 249 x -.029 = -7.262 점
• 대체수준 변환값(replacement runs) : 249 x .033 = 8.3 점

위 값을 모두 더하면 5.5점이 된다. 즉, 오타니는 타자로서 0.5 WAR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내셔널리그에선 어떨까? 스티머는 그가 투수로서 24경기에 등판하여 148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가 투수로 등판한 경기에만 세 번씩 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하자. 그럼 총 72타석을 소화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WAR를 계산해보자. 그는 타석당 리그평균대비 .01792점을 더 기여하는데, 이는 72타석으로 환산하면 1.29점에 해당한다. 이번엔 포지션 조정값을 계산하자. 내셔널리그에서는 지명타자가 아닌, 투수 포지션으로서 타석에 선다. 일반적으로 투수는 형편없는 타자이다. 2017년 기준으로 투수의 평균 wRC+는 -20이다. 즉, 타격 생산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를 고려하여 팬그래프에서는 투수에게 포지션 조정값으로 600타석당 무려 약 70점을 부여한다. 이는 타석당 .112에 해당한다. 72타석으로 환산하면 8.064점이다. 여기에 대체수준 변환값을 더하면 된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타격 득점(batting runs) : 72 x .01792 = 1.29 점
• 포지션 조정값(positional runs) : 72 x .112 = 8.064 점
• 대체수준 변환값(replacement runs) : 72 x .033 = 2.376 점

모두 더하면 11.7점이다. 즉, 약 1.1 WAR를 타자로서 기록하게 된다. 내셔널리그에서 훨씬 더 적은 타석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리그에서보다 두 배 넘는 WAR를 획득하게 된다. 다소 이상하다. 이것은 WAR 계산 시스템의 문제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내셔널리그에서 오타니는 다른 투수를 대신해 타격에 임하지만,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다른 지명타자를 대신하는 것이다. 팀 입장에서는 평균 wRC+가 -20인 투수를 대신하여 타격하는 오타니의 타석당 기여도가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오타니가 WAR를 쌓기에는 아메리칸리그보다 내셔널리그가 더 유리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