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헛스윙은 주자의 도루 성공률을 높일까?

타자가 헛스윙을 해서 포수의 송구를 방해하면, 주자의 도루 성공률이 높아질까? 일반적으로 도루 성공률이 높아질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게 정말일까? 얼만큼 성공률이 높아질까?

샘 샤프(Sam Sharpe)는 팬그래프 커뮤니티에 상황별 도루 성공률을 공개했다. 상황을 다음의 네 가지로 구분한 뒤, 각 상황에 대한 도루 성공률을 확인했다.

  • 바운드 볼 또는 블로킹 볼 : 87.8%
  • 스윙하지 않은 스트라이크/볼 : 74.2%
  • 파울 팁 또는 헛스윙 : 63.7%
  • 피치아웃(Pitch-out) : 33.3%

예상대로 바운드 된 볼이 87.8%로 도루 성공률이 가장 높았으며, 피치아웃은 33.3%로 가장 낮았다. 주자의 도루가 예상될 때 포수가 일어나 옆으로 빠져서 잡는 피치아웃은 도루를 억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스윙하지 않은 공보다 헛스윙을 한 공에 대해서 도루 성공률이 더 낮다. 스윙을 하지 않은 공에는 74.2%였던 도루 성공률이, 헛스윙을 했더니 63.7%로 감소한 것이다. 성공률이 10.5%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우리의 직관과 다르다. 왜 그럴까?

이와 관련하여서는 아직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여러 가설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포수는 타자가 헛스윙할 경우 기다릴것 없이 바로 주자를 향해 송구를 하지만, 타자가 스윙하지 않은 공에 대해서는 더 늦게 송구를 한다. 이는 포구 후 잠시동안 심판의 판정을 기다리던 습관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피치 프레이밍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둘째, 타자가 헛스윙을 하며 도루 성공률을 높이려는 상황은, 대부분 주자의 도루 능력이 뛰어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즉, 원래 도루 성공률이 낮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헛스윙을 한 상황에서의 도루 성공률이 그렇지 않은 상황보다 통계적으로 낮다. 의외로, 타자의 헛스윙이 주자의 도루 성공률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게다가 헛스윙에 의한 스트라이크 증가는 적어도 0.04점 기대득점을 낮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도루 상황에서의 헛스윙은 신중하게 선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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