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는 선구안이 나쁘다?

대표적인 배드볼 히터인 이치로는 흔히 선구안이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과연 그것은 사실일까? 아래 표는 이치로와 규정타석을 채운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평균 볼넷/삼진 비율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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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까지 그는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볼넷/삼진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그의 삼진아웃 횟수가 연평균 60여개에 불과하기 때문인데,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평균 삼진아웃 개수가 100개 정도이고 이치로가 다른 선수보다 월등히 더 많이 타석에 들어선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일단 볼넷/삼진 비율로 봐서는 그가 선구안이 나쁘다라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삼진아웃 당하지 않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 그의 선구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SWING

* O-Swing%: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온 공에 대해서 타자가 스윙한 비율
* Z-Swing%: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온 공에 대해서 타자가 스윙한 비율
* O-Contact%: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온 공에 대해서 타자가 스윙했을 때 컨택에 성공한 비율
* Z-Contact%: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온 공에 대해서 타자가 스윙했을 때 컨택에 성공한 비율

O-Swing%은 평균적인 타자들의 경우 30% 정도인데, 대표적인 배드볼 히터로 알려진 이치로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성기 시즌이었던 2004년에는 단 17%만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나쁜공에 대해서 평균적인 타자들보다 배트를 훨씬 덜 휘둘렀음을 의미한다.

반면 Z-Swing%은 평균적인 타자들의 경우 65%를 나타내는데, 이치로는 2013년까지 65%를 상회하고 2004년에는 73%까지 상승하였다. 즉, 이치로는 스트라이크존 밖의 공에 대해서는 평균적인 타자들보다 배트를 덜 휘두르고 스트라이크존 안의 공에 대해서는 더 많이 휘둘러서 좋은 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선구안이 나쁘다는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O-Contact%과 Z-Contact% 부분인데, 메이저리그 평균은 각각 68%와 88%다. 하지만 이치로는 각각 77%와 94%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존 안의 공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스트라이크존 밖의 공에 대해서도 컨택률이 80%를 육박하고 있는 것은 놀랍다. 참고로, 같은 기간에 다른 주요 선수들의 O-Contact%은 다음과 같다: 마우어(76%), 카노(72%), 트라웃(70%), 푸홀스(67%), 보토(63%), 지터(61%).

결론은, 이치로는 매우 좋은 선구안을 지녔으며 거기에 스트라이크/볼 모두에 대한 컨택 능력이 뛰어나다. 배드볼 히터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하나, 그것은 볼에 대한 컨택 능력이 좋아서이지 선구안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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