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이치로의 타격이 부진한 이유는?

이치로는 2010년에 커리어 통산 .331에 달하던 타율이, 2011년 이후 급감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318까지 떨어졌다. 원인은 2011년부터 시작된 타격 부진.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이러한 부진은 당연한 듯하다. 그렇다면 노쇠화가 그의 타격 패턴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친걸까? 아래는 연도별 그의 BA 및 BABIP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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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이치로의 타율이 감소한 것은 명백히 BABIP의 감소에 의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데뷔 이후 최근 3년간 기록한 BABIP가 그의 커리어에서 모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에 그의 BABIP는 전 년보다 무려 5푼8리 감소하였는데, 이는 다시 말하면, 똑같이 공을 맞혀도 안타가 될 확률이 16% 이상 감소한다는 것이다. 커리어 평균 .357에 달하던 그의 높은 BABIP가 갑자기 크게 낮아진 원인은 무엇일까? 아래 연도별 타구의 유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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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타자의 타구 유형에 따라 BABIP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라인드라이브(LD) 타구가 많고, 플라이볼(FB) 대비 그라운드볼(GB)의 비율이 높으면 안타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BABIP는 상승한다. 그래서 타구의 유형을 바탕으로 간단히 아래와 같이 BABIP를 예측할 수 있다.

xBABIP (Expected BABIP) = ( ( GB * 0.237 ) + ( FB * 0.138 ) + ( LD * 0.724 ) ) / BIP

xBABIP는 앞으로 타자의 BABIP가 어떻게 수렴해갈지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지표이다. 그런데 이치로의 2011년 시즌은 2010년보다 오히려 LD%, GB%가 높고 FB%이 더 낮다. 즉, xBABIP가 오히려 전 년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는 2013년까지도 마찬가지여서, 타구의 유형으로만 본다면 그의 2011~2013년 BABIP는 2010년보다 오히려 높았어야 하는 셈이다.

이는 xBABIP의 치명적인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선수를 대상으로 한 횡적인 분석으로는 BABIP가 xBABIP에 수렴해 갈지는 몰라도, 이치로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타구의 퀄리티가 변화된 경우에는 단순히 타구의 유형만 가지고 BABIP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연도별 타격 로그를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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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O-Swing% 및 Z-Swing%의 변화이다. 2011년 이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 대해 스윙을 하는 비율이 36%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2007년 이후부터 O-Swing%이 꾸준히 증가해 왔었고, 2013년 이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걸 예측할 수 있다. 또한, 2011년에 O-Contact%가 85.5%까지 상승했는데, 이것은 그의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

정리하자면, 2011년 이후 그의 타율이 저하된 것은 BABIP의 급감 때문이며, 이는 그의 타구의 유형이 변화되어서가 아니라,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오는 공에 대해서 컨택하는 비율이 늘어나 타구의 퀄리티가 안좋아졌기 때문이다. 즉, 일종의 선구안 및 볼에 대한 그의 컨택능력 감소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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