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가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었던 비결은?

이치로의 놀라운 안타 생산 능력은 이미 앞에서 다룬 바 있다. 그럼 이번에는 이치로가 그렇게 많이 안타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물론 그는 데뷔 첫 해부터 시애틀의 1번 타자로 줄곳 활약하며 매우 많은 타석 수(PA)와 타수(AB)를 얻었다. 그만큼 많은 타격 기회가 있었으며, 거기에 그는 2010년까지 푸홀스와 현역 타율 1위를 다툴 정도로 매우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그가 그렇게나 높은 타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의 매우 높은  BABIP 덕분이다.

BABIP (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란 말 그대로 타자가 공을 쳐서 그것이 인플레이 되었을 때 (파울이나 홈런 등은 제외), 안타가 될 확률을 의미한다. 수식으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 BABIP = ( H – HR ) / ( AB – K – HR + SF )

타자가 공을 일단 맞히면 그 후에 타자는 수비수에 의해 아웃되거나,  안타가 되어 진루하게 된다. 만약 타자가 방망이로 공을 맞혀 인플레이 되었을 때  그것이 아웃보다는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면, 그 타자의 타율은 당연히 높을 것이다. 2013년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율과 BABIP의 상관계수는 무려 0.8로,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준다.

그렇다면 이치로의 BABIP는 얼마나 될까? 일반적으로 타자들의 BABIP는 해마다 약간의 변동이 있으나, 저마다 고유의 값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 매년 모든 타자들의 BABIP 평균값은 0.3정도인데, 다시 말하면, 타자들이 일단 공을 쳐서 인플레이 됐을 때, 그것이 안타가 될 확률은 30% 정도라는 것이다.

babipp

위 표는 연도별 이치로의 BABIP과 리그 평균 BABIP을 나타낸 것이다. 이치로의 BABIP이 .35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4년엔 한 시즌의 BABIP이 무려 .399이다.) 즉, 다른 타자들에 비해서 이치로는 일단 공을 맞히기만 하면 16%는 더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높은 BABIP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BABIP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BABIP은 크게 다음 요소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1) 상대편 수비수의 수비 능력, 2) 운, 3) 타구의 형태, 4) 타자의 스피드. 이치로의 경우처럼 10년간 꾸준히 높은 BABIP를 유지했다면, 1)과 2)는 아마도 원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BABIP가 높은 것은 3)과 4)에 의한 것이다.

‘타구의 형태’라는 것은, 예를 들어, 타자가 친 공이 그라운드 볼(GB)인지, 플라이 볼인지(FB), 라인 드라이브 타구(LD)인지에 따라 안타가 될 확률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높은 BABIP 수치에 가장 큰 영향(~73%)을 미치며, 그 다음으로는 그라운드 볼(~24%), 마지막으로 플라이 볼(~15%) 순이다. 이치로는 높은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비율을 기록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플라이볼 대비 그라운드볼(GB/FB)의 수치 또한 평균값(1.2)을 훌쩍 뛰어넘는다. 아래 표를 참고하면,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했던 2004년에는 그 수치가 무려 3.55에 달한다.

gb

이치로는 라인 드라이브 타구의 비율을 항상 높게 유지하면서, 뜬공보다는 땅볼을 야기하는 컨택 방식으로 높은 BABIP을 기록했고, 이것이 그가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그의 BABIP 관련하여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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